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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독일에 나치까지 들먹이며 "전함 보내달라"

중앙일보

입력

19일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벨라루스로 이동한 러시아 군부대가 훈련장에 도착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19일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벨라루스로 이동한 러시아 군부대가 훈련장에 도착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독일에 군함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독일은 난색을 보였다.

19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타게스슈피겔 등은 안드리 멜리니크 베를린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흑해 연안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독일 전함과 방공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멜리니크 대사는 “흑해와 아조프해의 긴 해안을 견고하게 방어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춘 독일 전함이 필요하다”며 “독일 군수업체가 생산하는 현대식 대공방어 시스템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은 냉랭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살상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일축했다. 베어복 장관은 “무기공급이나 제한적인 무기수출정책과 관련한 독일의 입장은 (과거 침략국이라는) 독일의 역사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멜라니크 대사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거절하는 근거로 역사적 책임을 드는 것은 놀랍다”며 “그같은 (역사적) 책임은 나치의 점령으로 최소 800만명이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해 져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독일 사회의 대책이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러시아 상륙함 6척 발트해 출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러시아 상륙함 6척 발트해 출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서 미 군사매체 더 드라이브 등은 발트해에 머물던 러시아 상륙함 6척이 지난 17일부터 이틀 간에 걸쳐 항구를 떠나 어디론가 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 상륙함이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접경에 병력과 군비를 증강해온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로도 병력을 이동 중인 것으로 포착됐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내달 벨라루스와 합동군사훈련을 내세워 극동 지역에 있는 군 병력을 벨라루스로 집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합동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군부대를 벨라루스에 배치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한 10만명 병력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CNN은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 체계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견하는 것은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있지 않다고 했지만, 특수 작전부대가 이미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몇 주 이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최후의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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