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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우세종 등극 초읽기 속 첫 사망자…“델타보다 피해 클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무섭게 퍼져나가고 있다. 국내 첫 오미크론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진 오미크론이 고령층과 기저 질환자에게는 여전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의 강한 전파력 탓에 델타형 변이보다 피해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오미크론의 우세화에따라 30분이면 확진 여부를 가려내는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해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고위험군을 조기 진단-조기 치료할 계획이다.

30분이면 양성 가려내는 신속항원검사 활용, 접촉자 치료 빠르게

국내에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유입된 지 33일 만에 누적 감염자가 1천300명을 넘어섰다. 12월 5주 기준, 해외 유입 사례의 70%가 오미크론형 변이로 확인됐다.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19  검사센터에서 입국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유입된 지 33일 만에 누적 감염자가 1천300명을 넘어섰다. 12월 5주 기준, 해외 유입 사례의 70%가 오미크론형 변이로 확인됐다.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19 검사센터에서 입국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12월 5째주)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8.8%다. 코로나19 감염 사례 10건 가운데 1건 가까이가 오미크론 감염인 셈이다. 국내 발생한 사례로만 보면, 오미크론 변이는 4%에 해당한다. 96%는 델타형 변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의 70% 가까이가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이전 주 3.7% 대비 5.1%p나 상승해, 일주일 새 검출률이 두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달 1일, 국내에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한 달 새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1월 중 또는 늦으면 2월 중이라도 우세 변이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는 국내 확진자 7만9000명 대상 분석 결과 위중증률은 1.9%, 사망률은 0.7%로 추정된다.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는 아직 비교 대상군이 충분하지 않아 좀 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국 분석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율이 델타의 1/3 수준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는 오미크론의 특성을 근거로 오미크론이 코로나19를 엔데믹(풍토병)으로 바꿀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연말, 2022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선 첫 오미크론 확진자 사망 사례가 나왔다. 사망자는 90대 여성 두 명으로, 광주 남구에 있는 요양병원 입원 중 확진됐다. 지난달 26일 확진된 A(90)씨는 확진 다음 날인 27일 숨졌고, 지난달 25일 확진된 B(98)씨는 확진 나흘 뒤인 29일 숨졌다. 각각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2회 맞았으며, 모두 고혈압, 위암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고연령이 사망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고 했다. 치명률이 낮아졌다지만 여전히 고령층, 기저질환자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치명률이 30%에서 많게는 50%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2~3배 빠른 전파속도를 생각하면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의 우세화는 K-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으로 코로나를 거의 따라잡았다고 생각할 때 오미크론(변이)이 속도를 내면서 저 멀리 달아나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다시 격차를 좁혀 따라잡으려면 기존 방역체계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학조사와 진단검사, 치료역량 전반을 더 빠르고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먼저 진단 검사 방식부터 손 보기로 했다. 기존에는 PCR(유전자증폭방식) 검사만 코로나19 진단법으로 인정했지만 신속항원검사를 보조 수단으로 도입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앞선 감염자의 증상 발현일부터 추가 감염자 증상일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평균 세대기’가 2.8일~3.4일이다. 델타변이의 세대기(2.9일~6.3일)보다 짧아 전파력이 높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들을 빠르게 찾아내는 것에 진단검사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검사가 간단한 항원검사 사용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30분이면 양성 여부를 알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로 밀접 접촉자를 검사하고, 양성인 경우 일단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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