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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나더러 오빠라는데, 실감 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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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인도네시아가 결승에 올랐다. 약체로 평가받았던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결승에 오르자 신태용(51)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인기도 치솟고 있다. 여성 팬들이 ‘신 오빠’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그는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난리 났다는데 실감 나지 않는다. 개최지 싱가포르가 ‘버블’ 형태로 대회를 치러서 감옥 같은 생활 중”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25일 4강 2차전에서 연장 끝에 싱가포르를 4-2로 꺾고 1·2차전 합계 5-3으로 결승에 올랐다.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사활을 걸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4차례 스즈키컵에서 3번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64위. 그러나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위(3승 1무)로 4강에 오르는 등 6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 언론도 ‘신태용의 카멜레온 전술이 통했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4강 1차전에 스리백을 썼는데, 2차전에 싱가포르의 파이브백을 예상하고 ‘투 볼란치’를 세우는 4-2-3-1 포메이션을 썼다. 베트남전에 수비적인 스리백, 말레이시아전에 공격적인 포백을 썼다”고 설명했다.

20세 이하,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는 그는 20대 초반 선수 6명을 ‘월반’ 시켰다. 22세 주장 아스나위는 4강 2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파리스 람리에게 다가가 ‘고맙다’고 조롱해 논란이 됐다. 신 감독은 “아스나위에게 ‘한 번만 더 그런 일이 있으면 대표팀에 올 생각하지 마라’고 혼냈다”고 말했다. 측면 수비수 아스나위는 신 감독 추천으로 K리그2 안산에서 뛰고 있는 선수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성격이 온화하고 급한 게 없다. 여기에 한국축구 특유의 파이팅을 심어주려고 했다. 현지어로 ‘아요(하자)’ ‘에와코(파이팅)’ ‘비짜라(서로 말을 많이 하자)’고 늘 말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9일과 다음달 1일, 베트남을 꺾고 올라온 태국과 결승전을 치른다. ‘태국 메시’ 차나팁 송크라신(콘사도레 삿포로·1m58㎝)이 경계대상이다. 신 감독은 “태국이 우리보다 한 수 위다. 작지만 빠른 송크라신을 잘 막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18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며 현지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제 신 감독이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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