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최경주 매끈한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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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현재 골프 대회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나온 대회'와 '안 나온 대회'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지금까지 미국 PGA 투어에서 4승, 유러피언 투어에서 1승, KPGA 투어에서 11승을 했지만 모두 우즈가 안 나온 대회였다. 우즈가 나온 대회에서 우즈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는 더러 있으나 우승컵을 들어본 적은 없다.

기회가 왔다. 9일 중국 상하이 시샨 골프장에서 벌어진 유러피언 투어 2007 시즌 개막전인 HSBC 챔피언스 1라운드에서 최경주는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에 3타차 공동 7위이며 우즈보다 4타를 앞섰다.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우즈를 비롯, 짐 퓨릭(2위), 레티프 구센(6위), 루크 도널드(7위) 등 20위 이내 선수 9명이 참가했다. 뒷심이 강하고 코스를 잘 알기 때문에 최경주의 우승 가능성은 있다. 우승한다면 최경주의 트로피 중 가장 빛나는 우승컵이 된다. 버디 5개(보기 1개)를 잡은 그는 "코스가 잘 맞는다. 스윙 교정이 잘 되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용은에게도 기회가 왔다. 버디 7개, 보기 1개로 선두 조티 란다와(인도.7언더파)에게 한 타차 공동 2위에 올랐다. 양용은은 "메이저대회에 나가봤기 때문에 유명 선수들이 나와도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2월 PGA 투어 Q스쿨에 나갈 예정인 그는 큰 대회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PGA 투어에 진출하기도 전에 A급 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국내 최장타에 쇼트게임 능력도 좋아 최경주 못지않은 활약이 기대된다.

PGA 투어 6연속 우승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우즈는 중국 적응이 쉬운 것 같지 않다. 좀처럼 하지 않던 더블보기도 하고, 물에 공을 빠뜨리기도 하면서 이븐파 공동 27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즈는 중국인들로부터 태격 오자(泰格 伍玆)라고 불린다. 발음은 '타이거 우쯔'다. 태격(泰格)은 멀리 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자(玆)는 검다는 뜻이 있다.

골프전문채널인 J골프에서 2, 3, 4라운드를 12일까지 매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생중계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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