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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명 중 102명 탈락 … 최후의 승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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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윤준상 5단과 윤성현 9단이 인터넷에서 대국을 벌이고 있다.

누가 최후에 살아남느냐. 106명 중 102명이 탈락했다. 남은 선수는 4명. 오직 '생존'에 초점을 맞춘 서바이벌 게임에서 윤준상, 박정상, 원성진, 김지석 등 4명의 선수가 악전고투하며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윤준상 5단은 현재까지 파죽의 10연승. 1패를 안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결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최종 결승전에 이들 중 누가 얼굴을 내밀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2006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은 지난 8월 만 39세까지의 젊은 기사 106명이 출전한 가운데 한게임 바둑사이트에서 시작됐다. 한국기원의 아이디어 맨 김명완 8단이 고안한 특이한 방식의 이 대회는 '2연패'또는 '3패'를 하면 탈락한다. 정글의 법칙대로 누가 누구와 대결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승자는 승자와 대결하고 패자는 패자와 대결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승리하면 할수록 좀 더 강한 상대와 맞선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8일 벌어진 9차전에서 윤준상 5단은 윤성현 9단을 불계로 꺾어 10연승을 질주했다. 반면 똑같이 9연승 가도를 달려온 원성진 8단은 신예 김지석 4단에게 1집반 차로 일격을 당했다. 이로써 박정상 9단, 김지석 4단, 원성진 8단은 모두 1패를 안게 됐다. 이 중 원성진은 다음 판을 지면 2연패로 탈락하게 되니까 가장 불리한데 10차전의 결과에 따라 입장은 180도 바뀔 수 있다. 다음 대국은 15일 이어진다.

'2006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은 리그와 토너먼트를 혼합한 방식으로 다소 복잡하지만 진정한 승자를 가려낸다는 장점이 있다. 젊은 프로기사들이 반납한 연구수당과 한게임의 후원금으로 치러지는데 총규모는 2억5000만원으로 작지 않은 규모. 단 우승상금은 2000만원으로 적게 책정돼 있는데 골프대회를 본떠 상금을 사다리꼴로 배분한 탓이다. 40대 이상의 기사도 연구수당을 반납하면 언제나 대회에 참여할 수 있으나 아직 그런 기사는 한 명도 없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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