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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화장품 속 프탈레이트, 태아 아토피 위험 높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엄마 배 속 태아의 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화장품 등을 통해 일상에서 노출되는 합성화학물질인 만큼 임신 중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용민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민영 고신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와 아토피피부염의 관련성을 연구한 논문들을 메타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와 천식 진행(Allergy & Asthma Proceedings)’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은 아동 10명당 1~2명꼴로 발생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수면장애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태아기 프탈레이트 노출과 아토피피부염의 관련성을 메타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 보고된 코호트 연구 11건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프탈레이트 중에서도 모노벤질프탈레이트(MBzP)가 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MBzP에 노출된 될 경우 발병 위험이 16% 더 높았다.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의 유해성은 잘 알려졌지만, 아토피피부염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추후 세포실험 등을 통해 발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성질이 있다. 벽지, 바닥재부터 식품 포장, 의약품 보관 용기, 장난감 등의 제조에 사용된다.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로 알려져 있으며, 임신부가 노출될 경우 양수나 탯줄을 통해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려면 물을 자주 마시고,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를 담을 땐 가급적 유리, 도자기, 스테인리스 제품이나 플라스틱 중에서도 내열온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천연 비누 등을 사용하고, 청소와 환기로 실내의 프탈레이트 함유 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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