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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에 산 그림이 인생 뒤바꿨다..."593억짜리 걸작"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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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독일의 유명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 [사진 아그네스 갤러리 홈페이지]

50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독일의 유명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 [사진 아그네스 갤러리 홈페이지]

미국에서 한 남성이 3만원에 구매했던 그림이 수백억 원의 가치를 가진 르네상스 시대 유명 화가의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한 익명의 남성이 30달러(약 3만5000원)에 산 그림이 독일의 유명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스케치 원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작품은 여성이 아이를 안고 있는 스케치로, 하단 중앙에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를 뜻하는 'A.D'라는 표식이 적혀있다.

현재 작품의 추정가는 약 5000만 달러(593억원)다.

우스터 아트 뮤지엄 관장 출신인 크리퍼드 쇼러는 고서 판매업자부터 지인이 알브레히트 뒤러의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술품 수집가인 쇼러는 "뒤러의 그림 중 알려지지 않고 사적으로 소유된 작품은 하나도 없다"며 이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열흘 후 작품을 확인한 쇼러는 "이것이 걸작이 아니라면 아마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위조품일 것"이라며 선지급금 10만 달러(1억1800만원)를 지불하고 조건 없이 그림을 구매했다.

쇼러에게 작품을 판매한 남성은 그림을 두고 "3년 전 30달러에 샀다"며 "20세기에 제작된 모조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고품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생활비를 벌어온 이 남성은 콩코드의 부동산 매매에서 해당 그림을 매입했다.

이 그림은 2016년 사망한 건축가 장 폴 칼리앙의 유품 중 일부였다. 유가족 측은 "1919년 파리에서 칼리앙의 할아버지가 구입한 작품을 칼리앙이 물려받았다"며 "칼리앙이 집에 이 작품을 걸어놓은 것을 본 적이 없어 큰 가치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칼리앙 측뿐 아니라 그림을 구매한 남성도 작품의 가치를 알아 차리지 못했고 결국 작품은 쇼러의 차지가 됐다.

쇼러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은 채 "흥미로운 거래였다"고 말했다.

판매자는 쇼러와의 계약을 통해 받은 돈으로 빚을 갚고, 집을 고치고, 교회에 기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러는 언젠가는 작품을 매각할 계획이라면서도 "언제, 얼마에 판매할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풀로 덮인 벤치에 앉은 꽃을 든 아이와 처녀'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영국의 아그네스 갤러리에 전시됐다. 이 작품은 다음 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 도착해 1월 21일부터 뉴욕 콜나기 갤러리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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