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 화물역 '헛 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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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서구 이현동 6만6천여평의 부지에 세워진 서대구화물역.

요즘 이곳에는 활기찬 물류 행렬은 간 곳없고 잡초만이 우거져 을씨년스런 풍경이다. 인근 주민들은 "엄청난 물류기지로 조성한다더니 찬바람만 분다"며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서대구화물역은 완공 1년을 넘기도록 운영 사업자를 찾지 못해 '헛 공사'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이곳은 영남권 수출입화물의 철도수송기지를 만들기위해 대구시와 철도청, 민간기업 컨소시엄이 제3섹터 방식으로 1996년 착공했다. 그러나 97년 주간사 업체인 청구의 부도로 중단됐다가 2000년 공사가 재개돼 지난해 11월 토목공사 등 기반시설과 역사 건립을 마쳤다.

전체 3백40억원의 공사비는 대구시와 철도청이 각각 47%씩을, 민간기업이 나머지 6%를 부담했다.

기반시설 공사과정에서 사업 주체로 떠밀린 대구시와 철도청은 2001년 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영업시설 공사와 운영을 맡을 사업주관업체를 공모했으나 적격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모두 실패했다. 사업주관업체는 일반화물기지와 컨테이너기지.창고.철강하치장 등 1백46억원에 이르는 영업시설 투자비와 연간 17억원(사용면적 3만4천평 기준)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업계의 대기업들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와 철도청은 앞으로 물류관련 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서대구화물역의 운영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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