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엄마 돈 없지?" 막말들은 택시기사 "제보 후회한다" 왜

[유튜브 캡처]

20대 남성 승객으로부터 “택시나 하는 새X가. 이거 하면 얼마 벌어?” “너희 엄마가 얼마나 가진 게 없으면 택시나 해” 등의 막말과 함께 폭행을 당한 40대 택시기사가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40대 택시기사 A씨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와의 인터뷰에서 “욕이라는 것도 등급이 있는데, (그 사람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다. 나한테 욕하는 것은 괜찮은데, 부모님 욕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A씨가 언론 등에 제보한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20대 승객 B씨는A씨가 “다 왔어요”라고 하자 “알았다고. 씨X, 짜증나게 하네, 진짜”라며 욕설을 섞어 대답했다.

A씨가 “왜 욕을 하냐”고 하자 B씨는 “알았다고, 씨X. 어쩌라고, 이 씨X 새X야” “내려봐, 이 씨X 새X야”라고 거듭 욕설을 퍼부으면서 A씨를 강제로 끌어서 차에서 내리게 했다.

차에서 내린 A씨를 향해 B씨는 손을 들어 때리는 시늉을 해 보이면서 “말하는 X가지가 X나 없어서 그래, 이 X발 새X야”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A씨를 거세게 밀쳤다. A씨가 “그만하라”고 했지만 B씨는 A씨를 계속해서 폭행했다.

폭행은 차도 한가운데서 이뤄졌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A씨가 B씨를 피하려 하자 B씨는 “계속 도망가냐, 개XX야?”라고 하며 쫓아가기도 했다. 대화하는 도중 차가 몇 대 지나갔지만 B씨의 폭언과 폭행은 끝나지 않았다.

B씨는 A씨에게 “야, 너 이리 와 봐. 너 몇 살이야” “이리 오라면 이리 와. 택시나 하는 새X가” “진짜 불쌍해. 너희 엄마가 얼마나 가진 게 없으면 너 지금 택시나 하고 있어?” “우리 집 얼마인 줄 알아? 15억이야”라고 하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A씨 부모님을 대상으로 성적인 모욕이 담긴 발언까지 일삼았다.

택시기사와 인터뷰를 갖는 유튜버 '카라큘라' [유튜브 캡처]

이에 대해 A씨는 유튜브 ‘카라큘라TV’와 인터뷰에서 “(B씨가) ‘너희 부모가 너를 못 가르쳐서 택시 운전을 하는 거다. 그게 현실이다’ ‘꼴값 떤다’라고 한 것을 부모님도 보셨을 텐데 얼마나 안타까워하셨겠나. 내가 그 방송을 보고 언론에 제보한 걸 후회했다. 언론에 괜히 보냈다, 괜히 제보했다고 생각했다. 나한테는 제일 소중한 부모님인데 괜히 상처 드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B씨가 연락해서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느냐’는 질문에 “3~4일 지났는데 아직은…(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택시 기사들을 업신여기는 사회적 인식을 나도 알고 있다. 택시 기사가 훌륭한 직업은 아니지만…”이라고 하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부를 축적했더라도, 사회 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자기보다 못사는 사람들한테 유세 떨고 그러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그 친구도 호된 비난을 받고 값진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