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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살인' 강윤성 돌변 "난 흉악범 아냐, 국민재판 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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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사진·56)이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일부를 부인하며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형선고를 내려도 이의 제기하지 않고, 국민참여재판도 원치 않는다는 첫 번째 공판에서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9일 오전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씨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법정에 출석한 강씨는 “10월 20일까지 복용하고 있던 정신과 약 때문에 정신이 몽롱해 공소사실을 억울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울먹이며 "공소장의 내용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우선 첫번째 여성 A씨를 살해하기 전 흉기를 구입해 자택에 숨겨뒀다는 공소 내용을 부인했다. 강씨는 흉기를 구입한 사실을 맞지만, 소지한채 다녔으며 집에 숨겨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아 밀쳐 넘어뜨린 뒤 살해했다는 부분도 일부 부인했다. 강씨는 "A씨와 5시간 집에 같이 있었는데, 제가 돈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A씨가 안빌려준다고 해서 바로 밀쳐 넘어뜨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다툼이 생겨 칼을 들은 것이지 계획적 살인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또 흉기를 사용한 것은 피해자와 몸다툼이 있어 겁을 먹은 상태에서, 사망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으며 사체를 훼손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차 공판 당시 강씨는 공소 내용을 상당 부분을 시인했었다.

강씨는 또 지난 2일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 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1차 공판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 내용의 의사확인서를 제출하고 "아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사가 사형 구형을 내려주셔도 (받아들이겠다)"라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강씨는 재판 말미에 "(제가) 조금만 (옆을) 지나가도 '저 살인자 아니야' '나쁜 XX 아니야'라고 한다"며 "객관적으로 정말 저는 흉악범도 아닌데 그런 거 가지고 매도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강씨의 국민참여재판 적정 여부를 심리해 다음 공판준비기일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8월 자택에서 한 40대 여성을 살해하고,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또다시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강씨의 반사회성 성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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