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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북의 우승 DNA"…'식사마' 김상식 지략 통했다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

또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 현대)’인건가. 프로축구 전북은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A 35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3-2로 꺾었다. 전북은 20승10무5패(승점70)를 기록, 2위 울산(승점67)을 승점 3점 차로 따돌렸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전북은 K리그1 5연패에 성큼 다가섰다.

사실상 챔프전서 울산 현대 꺾어 #승점 3점차 선두, 5연패에 성큼 #바코 봉쇄, 류재문 기용 먹혀 #"마지막에 웃어야 진정한 챔피언"

‘사실상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상식(45) 감독이 전북의 ‘우승 DNA’를 제대로 보여줬다. 전북에만 12년간 머문 김 감독은 K리그에서 선수로 2회(2009·11), 코치로 6회(2014·15·17·18·19·20) 우승 경험이 있다.

전북은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울산과 상대전적에서 2무2패에 그쳤었다. 이번에는 김 감독의 전술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김 감독은 평소 유쾌해 ‘식사마’라 불리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매서워 ‘독사’란 별명도 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그동안 울산에 선제 실점하고 끌려갔는데, 선취 득점한다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전반 23분 송민규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했다. 그동안 애를 먹였던 울산 바코를 중앙 미드필더 류재문과 백승호, 측면수비 김진수가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김 감독은 “바코에게 많이 당했기 때문에 연구를 많이 해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오른쪽을 주지 말고 왼쪽으로 몰아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일대일 개인 레슨도 했다”고 했다.

이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류재문을 후반에 빼고 공격적인 카드를 써왔다. 이번에는 참고 인내했는데, 류재문이 후반 20분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골망을 흔들어 2-1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중원에서 밀리면 안되고 전문 미드필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후반 44분 구스타보를 빼고 일류첸코를 투입했다. 2-2로 맞선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 5분이 끝나가던 무렵, 쿠니모토(일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다이빙 헤딩으로 ‘극장골’을 터트렸다.

세리머니를 펼치는 선수들에게 달려간 김상식(가운데) 감독. [연합뉴스]

세리머니를 펼치는 선수들에게 달려간 김상식(가운데) 감독. [연합뉴스]

김 감독은 세리머니 하는 선수들을 향해 달려가는 ‘폭풍 질주’를 했다. 김 감독은 “계획은 없었는데 쌓인 게 많아서 저도 모르게 그랬나 보다”며 웃었다. 부임 첫해 ‘화공(화끈한 공격)’을 내건 김 감독은 FA(축구협회)컵 16강,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해 비판도 받았다.

김 감독은 이적을 원하며 태업을 펼친 바로우에게 “팀에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오랜만에 투입된 바로우는 울산 수비진을 흔들었다.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흔들렸던 쿠니모토가 마음을 다잡게 도왔다.

김 감독이 선수단에 정신 무장을 강조한 것도 통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더 이상 홈구장에서 상대가 기념 촬영하는 걸 보지 말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자극을 받은 것 같다. 네 번 이기지 못했던 울산에 빚을 갚아줬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야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포항 스틸러스에서 이적해 온 송민규도 “전북 형들은 ‘어차피 우승은 우리가 한다. 끝에 가면 우리가 웃는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쿠니모토 역시 “전북은 우승 DNA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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