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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1타점씩, 두산 '1990 트리오'가 선보인 가을 DNA

중앙일보

입력

잠실=김민규 기자

잠실=김민규 기자

두산의 1990년생 트리오가 '미라클 두산'의 선봉장이다.

두산은 지난 4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5-1로 이겼다. 이로써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 100%를 거머쥐었다. 역대 17차례 펼쳐진 3전 2승제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모두 PO에 올랐다. 또한 포스트시즌 LG전에서 5연승을 달렸다.

그동안 두산은 우승 멤버가 팀을 많이 떠났으나, 2009년 입단 동기 정수빈(5라운드)과 허경민(1라운드)·박건우(2라운드)는 여전히 팀을 지키고 있다. 지난겨울 허경민은 7년 총액 8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이후 정수빈에게 전화를 걸어 잔류를 설득했다. 결국 정수빈은 두산과 6년 총액 56억원에 사인했다. 박건우는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4일 준PO 1차전에서 이들은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쳤다. 리드오프(중견수) 정수빈이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를, 6번 타자·3루수 허경민이 5타수 3안타(2루타 2개) 1타점을 올렸다. 3번 타자·우익수 박건우는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

잠실=김민규 기자

잠실=김민규 기자

정수빈은 3회 1사 2루에서 LG 앤드류 수아레즈의 직구를 받아쳐 선제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는 결승타였다. 5회에는 박건우가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쳐 2-0을 만들었다. 이후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4회 1사 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홈을 밟지 못한 허경민은 2-1로 쫓긴 8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강승호의 희생 번트 때 3루에 진루한 그는 박계범의 내야 땅볼 때 상대 홈 송구 실책으로 득점을 올렸다. 두산은 8회 공격 때 4-1로 달아났다. 허경민의 2루타가 승기를 가져오는 출발점이었다. 이어 4-1로 앞선 9회 1사 2루에서 쐐기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정수빈과 허경민은 정규시즌 기대에 다소 못 미친 성적표를 남겼다. 통산 타율보다 낮았다. 박건우는 포스트시즌 통산 46경기에서 타율이 0.184에 그친 아쉬움이 있다. 올 시즌 종료 후에는 FA 자격을 얻는다. 두산에서 '가을 DNA'를 차근차근 쌓아온 셋이 가을 무대에서 더 잘 치고 잘 뛰고 싶은 이유다. 준PO 1차전에서 이를 확실하게 보여줘 팀 승리를 이끌었다.

1990 트리오를 대표해 인터뷰에 나선 정수빈은 "포스트시즌이 더 긴장되지만 더 재밌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고 뛴다"며 "시즌 중에는 두 선수(허경민, 박건우)가 잘해서 지금이라도 내가 잘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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