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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탈원전, 외국엔 원전수출 모순…청와대는 “서로 윈윈”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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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의 ‘원전 없이 탄소중립 불가’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헝가리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아데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 이후 아데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전 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하다”며 “이는 양국의 공동 의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다. 국내에선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해 왔던 문 대통령이 해외 정상과 만나선 원전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비중을 높여 탄소중립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런 얘기를) 아데르 대통령께서 (본인이) 이해한 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원전의 비중을 줄이자는 취지로 얘기했으나, 아데르 대통령은 ‘원전의 역할’에 방점을 두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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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국내에는 신규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해놓고 외국 원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모순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한국과 외국이) 서로 윈윈하는 협력 방안을 찾으려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이) 신규 건설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전을 통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원전 기술이나 노하우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원전 산업 기술이나 인력을 유지한다는 차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오늘내일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은 아니지 않나”며 “(탈원전) 기조는 흔들림 없이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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