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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내가 타격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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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키움의 ‘가을 영웅’ 이정후가 1일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회 초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의 ‘가을 영웅’ 이정후가 1일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9회 초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가을야구에서도 승리의 바람을 일으켰다.

정규시즌 5위 키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7-4로 꺾고 시리즈를 2차전으로 끌고 갔다. 2015년 시작한 WC에서 2차전이 열리는 건 2016년 이후 5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2승을 기록해야 하는 WC에선 4위 팀이 1승 어드벤티지를 갖는다. 5위 팀의 역대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 확률이 0%인 이유다. 하지만 키움은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워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승부는 8회까지 팽팽했다. 키움이 앞서가면 두산이 따라갔다. 키움은 5회 초 1사 1, 2루에서 이지영의 적시타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7회 초에는 윌 크레익의 좌전 안타와 상대 폭투, 희생번트를 묶어 만든 1사 3루에서 이지영의 3루 땅볼 때 대주자 박정음이 홈을 파고들었다. 두산은 7회 말 1사 2, 3루에서 대타 김인태의 동점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키움은 8회 초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와 김웅빈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4-2로 앞섰다.

그러나 8회 말 2사 2루에서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김재환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두산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키움의 해결사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9회 초 2사 1, 2루에서 두산 마무리 투수 김강률의 2구째 시속 146㎞ 직구를 통타해 중견수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앞선 네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로 안타가 없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키움은 후속 박병호의 적시타를 더해 두산을 격침했다.

WC 1차전 (1일·잠실)

WC 1차전 (1일·잠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격왕(0.360)이다. 1년 후배 강백호(KT 위즈·0.347)와 치열한 경쟁 끝에 수위 타자가 됐지만 웃을 수 없었다. 그는 WC 결정 1차전에 앞서 “강백호가 부럽다. (1위 결정전에서) 결승타를 쳐서 축하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아직 난 프로에서 우승을 못 해봐서 (강백호가) 부럽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우리도 우승하고 싶지만, 당장 오늘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백호에게)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타격 기계’다. 1군 통산 타율이 무려 0.341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도 0.344로 높다. 이정후는 “관중이 많은 데서 경기하면 집중이 더 잘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에너지가 생긴다. 좋은 에너지에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 선발 투수는 두산 김민규, 키움 정찬헌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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