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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경직·불안정때문에 인력 필요해도 신규채용 꺼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전시장에서 열린 제16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생들이 3세션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전시장에서 열린 제16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생들이 3세션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국내 기업들은 한국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에 대해 모두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고가 어려워 인력 수요가 있어도 신규채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책이 요구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31일 국내 30인 이상 기업 525개를 대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유연성에 관한 체감 점수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기업들은 고용·해고 등 인력조정 용이성에 대해 2.7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 밖에 임금 조정(2.78점), 근로시간 조정(2.8점), 직무조정·배치전환(2.85점)이 용이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낮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노조가 있는 기업일수록 노동시장이 보다 경직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유연성 유형별 체감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노동시장 유연성 유형별 체감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노동시장 유연성이 낮다고 응답한 기업 중 40.6%(복수응답)는 이 때문에 인력 수요가 발생해도 신규채용을 주저하게 된다고 답했다. 생산성 향상이 어렵고 전반적 조직 활력이 저하된다(35.5%)고 느끼거나 채용 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위탁을 선호하게 된다(33.5%)는 답변도 많았다.

노동시장 안정성에 관한 질문 가운데는 실직 후 신속한 재취업 가능성(2.71점)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실직 시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2.73점)하거나 일과 삶의 조화(2.84점)가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도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소득 안정성이, 규모가 클수록 고용 안정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안정성 유형별 체감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노동시장 안정성 유형별 체감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업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낮은 것에 대해 해고나 근로시간 조정을 어렵게 하는 법제도가 문제라고 답했고, 안정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제도 부족과 경직적 조직문화를 이유로 꼽았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고 인식한 경우 신규채용을 주저한다는 답변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원할 때 어디서든 일하며 실직하더라도 신속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고용서비스 체계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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