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댄스와 음악은 한 몸통…박자 맞추기가 관건

중앙일보

입력 2021.10.22 07:00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66)

댄스스포츠를 오래 한 덕분에 음악을 듣고 박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댄스와 음악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음악을 듣고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라틴댄스에서 룸바, 차차차, 자이브는 4분의 4박자다. 삼바, 파소도블레가 4분의 2박자다, 악센트 비트라는 게 또 있다. 음악적 악센트와 퍼커션 악센트 같은 것이다. 룸바는 4번째 비트, 차차차는 첫 번째 비트, 자이브는 2번째와 4번째 비트에 악센트가 있다. 삼바는 2번째 비트, 파소도들레는 첫 번째 비트에 악센트 비트가 있다.

모던댄스에서는 왈츠가 4분의 3박자, 첫 번째 비트에 악센트가 있다. 퀵스텝은 4분의 4박자이며 1,3 비트에 악센트가 있다. 폭스트로트도 4분의 4박자이며 1,3 비트에 악센트 비트가 있다. 탱고는 4분의 2박자이며 각각의 비트에 악센트가 다 있다. 소셜 리듬댄스는 4분의 4박자이며 1,3 또는 2,4 비트에 악센트가 있다.

같은 4분의 4박자라도 박자의 빠르고 느림이 다르다. BPM(Bars per Minute)라고 해서 분당 몇 마디인가를 말한다. 룸바는 26/27이 표준이다. 차차차는 28/30, 자이브 42/44, 삼바는 50/52, 파소도블레는 60/62 BPM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빠르다.

왈츠는 30 BPM, 퀵스텝 50, 폭스트로트 30, 탱고 33/34이 표준으로 되어 있다. 소셜 리듬댄스는 26/50으로 폭이 넓다. 그만큼 소셜 리듬댄스는 웬만한 음악이면 다 가능하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편안한 파티용으로 많이 쓴다.

같은 4분의 4박자라도 박자의 길이가 다르다. 그러므로 음악이 나오면 보통 앞의 4마디를 들으면서 박자의 길이를 알아차리고 춤을 출 준비까지 해야 한다.

초보 때가 지나면 음악을 듣고 대략 박자의 길이를 파악해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마디마다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사진 piqsels]

초보 때가 지나면 음악을 듣고 대략 박자의 길이를 파악해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마디마다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사진 piqsels]

춤을 잘 추기 위해서는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은 기본이고 종목별로 악센트 비트에도 맞춰야 맛을 살릴 수 있다. 맞춰야 할 것이 여러 가지지만, 한 마디의 비트 개념이 끝날 때까지 반복되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다.

춤을 처음 배울 때는 룸바와 차차차가 하바네라 음악에 맞춰 2번째 박자에 첫 스텝이 되는데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면 파트너와 잡고 나서 춤을 시작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생길 수 있다. 강습 때는 강사가 구령을 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첫 스텝이 나가지만, 댄스파티에선 남자가 리드하면서 스스로 박자를 맞춰 시작해야 하므로 당황하는 경우가 생긴다.

폭스트로트 음악을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는 사람이 많다. 느린 음악인데 도무지 4분의 4박자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슬로 퀵퀵이 자주 나오는데 슬로가 2박자이고 퀵퀵은 각각 한 박자씩이다.

왈츠도 4분의 3박자가 선명하게 들려 오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어디서 어디까지가 3박자로 떨어지는지 모호한 음악도 많다. 그러나 초보 때가 지나면 음악을 들으면 대략 3박자의 길이를 파악하고 그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마디마다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박자는 정해진 박자 안에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차차의 예를 보면 카운트가 2,3 4&1이지만, 2&3 4&1로도 할 수 있다. 왈츠에서도 카운트가 1,2,3이지만, 1&2 3로 박자를 3박자 안에서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 &은 반 박자이므로 그 박자는 반 박자+반 박자가 된다. 즉, 1&이면 1도 반 박자, &도 반 박자가 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댄스스포츠의 춤은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사용하지만, 빠른 박자는 발의 앞부분만 사용하거나 체중을 내려놓지 않고 그냥 찍고 가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 자이브를 연습하는데 춤이 자꾸 어긋나자 파트너가 “박자가 안 맞아요” 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다른 파트너와 연습할 때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는데 박자가 틀린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소리를 내 박자를 말하며 스텝을 하기도 했고 파트너가 소리를 내 박자를 맞춰보라고도 했다. 빠른 박자에 앞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다 보니 스텝이 틀린 것이었다. 일반인은 음악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다 보니 잘 안되면 뭉뚱그려서 ‘박자가 안 맞아요’라고 말한다.

댄서는 음악을 들으면 춤추는 연상을 한다. 무슨 종목의 춤을 춰야 하는지, 어떤 루틴으로 플로어를 누비며 춤을 추는지 그려본다. [사진 piqsels]

댄서는 음악을 들으면 춤추는 연상을 한다. 무슨 종목의 춤을 춰야 하는지, 어떤 루틴으로 플로어를 누비며 춤을 추는지 그려본다. [사진 piqsels]

또 다른 에피소드로 한 신인가수가 탱고 음악의 노래를 새로 내놓으면서 앞 부분과 중간 부분에서 탱고를 추고 싶다고 해 강사를 소개해주었다. 그런데 콘서트가 임박했는데도, 기초 스텝에서 발도 제대로 못 떼고 있었다.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강사가 “박자에 스텝 체중을 제대로 못 얹는다”고 했다. 그냥 맛보기로 몇 스텝 가르쳐 관중들에게 대충 탱고의 맛만 보여주면 되는 스텝인데 너무 정통 춤을 고집했으니 결국 포기하게 됐다.

퀵스텝이나 파소도블레처럼 빠른 비트의 음악은 그만큼 몸도 빨리 움직여야 한다. 연습 때는 잘 맞추다가도 5종목 경기에 나가면 앞에서 다른 종목의 춤을 추다 보면 체력이 떨어져 음악을 들으면서도 몸이 못 따라가는 경우도 많다. 스탠더드 종목에서 왈츠, 탱고 다음에 퀵스텝을 할 때쯤 되면 그런 현상이 생긴다. 혼자도 아니고 파트너와 같이 움직여야 하므로 쉽지 않은 것이다.

댄스의 박자란 4분의 4박자라면 앞의 두 박자와 뒤의 두 박자를 따로 떼어 활용하는 방식이 많다. 차차차의 경우 2,3 4&1이면 2,3는 한 박자 식으로 비교적 큰 스텝이고 4&1은 차차차 샤쎄로 1/2+1/2+1박자가 된다. 자이브도 Rock & QaQ 카운트로 스텝을 하면서 앞부분 두 박자는 리드하는 데 쓰고 뒤는 자동으로 샤쎄 동작으로 반복되는 형식이다.

댄스 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면 춤추는 연상을 한다. 무슨 종목의 춤을 춰야 하는지, 어떤 루틴으로 플로어를 누비며 춤을 추는지 그려지는 것이다. 행복한 상상이다.

나름대로 박자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노래 교실에도 20년간 다녔기 때문에 노래 박자도 자신 있었다. 가무는 서로 통한다고 댄스와 노래 교실을 겹쳐서 배우는 사람이 많다. 음악을 듣고 몸을 움직이면 댄스고 소리를 내면 노래이다.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래 교실에서 CD를 내기로 했었다. 덕분에 CD를 3번이나 냈다. 여럿이 한두 곡씩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큰 비용은 아니었다. 그런데 세 번째 CD를 만들 때 박자 때문에 난관에 부닥쳤다. 내가 선호하는 노래가 발라드 계통인데 16비트가 많이 들어가 있는 곡이다. 교실에서는 그런대로 잘한다고 했는데 녹음실 엔지니어가 제동을 걸었다. 내가 16비트 노래를 소화할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댄스에서는 1박자, 반 박자, 그리고 8분의 1박자까지는 사용해 봤다. 그러나 16분의 1 비트는 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고 맞출 재간도 없을 것이다. CD를 만들어 시판할 것도 아니고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 만드는 것이므로 대충하자고 했으나 엔지니어는 안 된다며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한 박자씩 딱딱 떨어지는 트로트 곡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에는 그 엔지니어가 원망스러웠으나 지나고 보니 엔지니어의 고집이라는 것도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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