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하얀가루’ 뿌렸다…100억 매출 찍고 유재석 만난 그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10.17 04:00

업데이트 2021.10.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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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가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기기업성장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가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기기업성장센터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상재 산업2팀장의 픽 : 실행의 힘

일반인에겐 다소 낯선 이름인 ‘에스오에스랩’은 세계 선두권 라이다 전문 업체다. 라이다(LiDAR)는 빛을 쏴서 주변의 물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대상 물체까지 거리와 속도, 방향, 온도 등을 감지해 3차원으로 형상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에 장착돼 ‘눈’ 역할을 한다.

에스오에스랩은 지난 2016년 광주과학기술원 박사과정에 다니던 정지성(35) 대표 등 4명이 공동 창업했다. 초창기엔 엉성했다. 아니, 사업모델도 분명하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초·중생 대상 코딩 교육을 하는 등 ‘과외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오기로 만들었다, CES가 반했다  

라이다에 집중하게 된 건 ‘오기’가 한몫을 했다. 태평양을 건너온 뉴스에 자극받아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라이다 업체인 벨로다인이 1억 달러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 다른 라이다 개발업체인 이스라엘 이노비즈엔 삼성전자와 네이버, 소프트뱅크 등이 돈을 댔다. 정지성 대표가 지난 1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면서 한 말이다.

“당시 라이다 스타트업들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수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만큼 라이다 사업의 미래가 유망하다는 뜻이었다. 처음엔 막연히 부러웠다. 그런데 이들을 만나보고, 제품을 살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라고 못할 거 없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에스오에스랩은 종잣돈 5000만원과 초기 투자받은 2억원 등을 들여 시제품 만들기에 올인했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가전·IT 박람회인 ‘CES 2018’에 3차원 라이다 ‘SL-1’을 출품했다. 올해엔 차량용 고정형(솔리드) 라이다 ‘ML’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측정 거리나 시야각에서 ML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 에스오에스랩은 한때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벨로다인·이노비즈 등과 더불어 세계 4대 라이다 업체로 꼽힌다.

3개월간 전국 7만㎞ 다니며 샘플 뿌려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키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유명 인물이 된 양승찬(26) 스타스테크 대표도 마찬가지다. 양 대표는 불가사리 추출 성분으로 세계 최초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들었다.

기존 제설제의 주성분은 염화칼슘·염화나트륨이다. 도로에 뿌리면 자동차 부식이나 아스팔트 파손, 가로수 고사 같은 문제가 생겼다. 양 대표는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다공성 구조체(뼛조각)’를 활용해 부식 억제 효율을 높이고,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 제설제를 개발했다. 게다가 불가사리는 양식장에서 조개·전복 등을 잡아먹어 ‘해적 생물’로 불린다.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가 서울 구로구 마리오타워 내 사무실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가 서울 구로구 마리오타워 내 사무실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는 군 출신 동료들과 2017년 회사를 만들었다. 부모를 설득해 4000만원을 투자 받았다. 다른 공동 창업자도 2000만원씩을 마련했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오기에서였다.

그러곤 곧바로 샘플 20t을 만들었다. 전국의 행정기관·자치단체를 다니며 ‘일단 한 번 써보라’며 뿌리고 다녔다. 하루 평균 800㎞씩 3개월간 7만㎞를 달렸다.

스타스테크는 제설제 하나로 지난 한해 1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설립 4년 만에 정부조달에서 1위, 국내 제설제 시장에서도 1위다. 지금은 미국·캐나다·유럽 진출을 준비 중이다.

고 정주영(1915~2001년)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 아산사회복지재단]

고 정주영(1915~2001년)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 아산사회복지재단]

“이봐 해봤어?” 불굴의 의지 상징

꼭 20년 전 세상을 떠난 아산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창업자는 숱한 일화를 남겼다.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들며 “영국보다 300년이나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다”며 4300만 달러 차관을 들여오고, 초대형 유조선으로 물살을 막고 서산 방조제를 성공시켰다.

사업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정주영은 “임자, 해보기는 했어?”라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지금 그의 이 불호령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한다. 유니콘(시장가치 1조원대 유망 기업)이 태어나는 첫 번째 비결, 실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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