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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나왔어? 오징어게임 감독이 극찬한 '알리'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징어 게임'에서 알리 압둘을 연기한 아누팜 트리파티. [넷플릭스 캡처]

'오징어 게임'에서 알리 압둘을 연기한 아누팜 트리파티. [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외국인 참가자 '알리 압둘'을 연기한 배우가 주목을 받고 있다.

11년 간의 한국 생활…"단역 아닌 배역 맡은 것 처음" 

매체 바이스는 6일(현지시간) '오징어게임 속 어두운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순수했던 알리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장문 기사를 실었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알리는 시종일관 인간적인 성품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알리는 파키스탄에서 온 아내와 아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간다. 그러나 뜻밖의 사고로 코리안 드림이 깨지면서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넷플릭스 트위터 캡처]

[넷플릭스 트위터 캡처]

알리 캐릭터를 연기한 아누팜 트리파티(32)는 인도인이다. 그는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11년간 그는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트리파티는 바이스 인터뷰에서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외국인 노동자 역할을 대부분 맡아왔는데, 그중에서도 알리는 아주 달랐다"면서 "알리는 내가 맡은 역할 중에 서사가 완전한 유일한 캐릭터다. 그를 어떻게 묘사할지에 대한 많은 질문이 내 마음속에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트리파티는 2014년 영화 '국제시장'에서 스리랑카 노동자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데뷔했으며 2016년 영화 '아수라'에서 인도 노동자로,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우르크 발전소 인부로 출연했다. 모두 단역이었다. 바이스는 알리라는 캐릭터가 한국 사회에 갖는 의미가 있다고도 평가했다. 바이스는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인종 차별은 한국에 만연한 사회 문제"라면서 "알리는 영화 속에서 다른 게임 참가자들에게 '불법 체류자'로 불린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외국 배우들이 주로 조연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알리는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를 대표한 큰 성과"라고 평했다.

트리파티는 바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알리를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게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플랫폼에서 더 많은 소수자를 대표하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 차례 오디션 끝에 얻은 배역…"팬들 댓글 읽어본다" 

트리파티에게 한국 생활은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인도 델리에 거주해온 그는 10년 이상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극복해야 했다. 바이스는 "그러나 알리와 마찬가지로 트리파티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리파티는 2016년 '태양의 후예'를 시작으로 2017년 '그냥 사랑하는 사이', 2020년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트리파티는 "도전은 우리가 참여하기로 선택한 게임의 일부"라며 "도전적일 것이란 걸 알았지만 나는 매우 긍정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친근한 사람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11년을 즐겁게 보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인터넷 캡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인터넷 캡처

트리파티는 이번 알리 역할을 맡기 위해 3차례가 넘는 오디션을 치렀다. 경쟁률은 살인적이었다. 마지막 관문인 스튜디오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이 그를 극찬하면서 그는 게임의 승자가 됐다. 황 감독은 "한국에서 좋은 외국 배우를 찾기가 어려웠다"며 "트리파티가 갑자기" 등장한 것을 회상했다. “한국말이 유창하고 연기도 잘했다. 감정 연기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트리파티는 "팬들을 개인적으로 안아주고 싶다"며 알리 압둘에 대한 사랑에 감사를 표했다. 트리파티는 전 세계 팬들이 남긴 댓글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국내 네티즌들은 트리파티의 활약에 대해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외국인 연기자들에게 볼 수 없었던 감정연기를 보여줘 놀랐다", "외국인 배우들이 좀 더 많은 역할을 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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