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 화장품, 판매는 '쑥쑥' 효능은 '글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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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 함유 화장품이 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년 여성을 겨냥한 한방화장품 출시가 늘어나는 가운데, 화장품 업체들은 금을 함유해 고급스런 느낌을 강조한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이 날 한방 화장품 '수향진'을 내놨다. 수향진은 기존 한방화장품인 '수향'을 개선, 30~40대 여성을 겨냥한 제품. 금을 아주 작은 입자로 만든 '나노골드'를 함유했다. 에센스와 아이크림, 스킨 등 7가지로 구성됐다.

아모레퍼시픽(500,000원 15,000 -2.9%)과 LG생활건강(91,200원 2,100 +2.4%)도 각각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스템난'과 '수려한' 제품 중 일부에 금을 이용했다. 애경은 지난 달 내놓은 신제품 '아름다운 율'에, 한국화장품은 '산심' 제품 일부에 금 성분을 넣었다. 소망화장품과 엔프라니에도 금 함유 화장품이 있다.

이 같은 '금가루 화장품' 출시는 차별화와 고급스러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화장품 업계의 치열한 경쟁때문이다. 중년 여성을 겨냥한 한방화장품에 금 성분 활용도가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더페이스샵의 '수향진', LG생건의 '라하' 등은 모두 30~40대 이상 연령층을 주요 소비층으로 삼았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스템난 제품군 가운데 금을 함유한 두 제품이 가장 인기가 좋다"며 "금을 함유했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가루 화장품의 효과는 의문이다. 금 함유 화장품을 출시한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동의보감 기록엔 "금은 독소를 빼고 염증을 가라앉힌다"고 돼 있다. 그러나 시중에 나온 금 함유 화장품의 금 함량은 보통 1% 미만으로, 약효를 기대하기엔 극히 적다.

업계도 금의 효능보다는 '금을 함유했다'는 사실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금이 가지는 마케팅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몸에 걸치는 장신구로 이용하던 금을 화장품으로 피부에 바를 수 있다고 하니 특히 중년 여성들의 호응이 좋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이라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금 함량이 높으면 좋겠지만 그럴수록 재료비가 올라 제품이 비싸진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해당 제품군에 맞는 가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금 함량을 조절한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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