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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톤급 의혹…진짜 우연인가” 홍·유,尹부친 집 매매 맹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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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이 2년 전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친누나에게 자택을 매매한 사실이 알려지자 29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예비역 병장들의 고충을 경청하고 있다. 2021.9.29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예비역 병장들의 고충을 경청하고 있다. 2021.9.29 국회사진기자단

28일 친여 성향 매체인 ‘열린공감TV’는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2019년 4월 김만배씨의 친누나인 김명옥씨에게 연희동 자택을 매매했다고 보도했다. 누나 김씨는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3호의 소유주다. 이를 놓고 여권에서 “유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윤 전 총장 측은 28일과 29일 이틀 간 두 번의 입장문을 통해 “부동산중개소에서 소개 받았을 뿐 김명옥 개인 신상이나 재산관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반박했다.또 "시세보다 싸게 팔았다"고도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열린공감TV’를 허위사실 유포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진상조사를 위해 대장동을 항의방문했다. 이자리에서 그는 기자들에게 “매매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건너건너 친인척 관계로 엮이더라, 이 정도 가지고는 왜 이런 지적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에 대해 국민들은 설계자가 누구고, 누가 이런 기획을 하는지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권에서 윤 전 총장과 화천대유를 연결지어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진상조사를 위해 판교대장동 일대를 방문해,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9.29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진상조사를 위해 판교대장동 일대를 방문해,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9.29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내부에선 당황한 기류가 감지됐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추가 해명을 지켜봐야한다”면서도 “급매였고 몰랐다고는 하지만 매각 당사자가 하필 화천대유 핵심관계자냐. 너무 공교로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사실 몰랐다고 하는 게 납득이 잘 안 된다. 화천대유 고문이었던 박영수 특검과 친분도 두텁고, 김만배씨도 알았을텐데 (계약당사자가 김씨 누나인 걸)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여권의 악재인 줄 알았던 ‘대장동 게이트’가 야권의 악재로 돌아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곽상도 의원의 아들 ‘50억 퇴직금’에 이어 팔수록 야권 인사 이름이 나오는데, 당 지도부는 나중에서야 ‘몰랐다’고 하니 답답한 심정”이라며 “관련된 분들은 선제적으로 내용을 밝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경쟁 주자들은 일제히 윤 전 총장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인물들을 “법조 카르텔”로 묶으며 공격에 나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비리 주범들의 검은 손길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며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의 부친 집도 사 주는 이상한 행각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 썩어 문드러진 대한민국 법조 부패 카르텔은 특검이 아니고는 밝힐 수 없다”는 표현을 쓰며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을 저격했다.

뒤이어 구체적으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대선후보로서는 부적절한 메가톤급 비리의혹”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홍 의원은 “앞으로 경선기간 동안 후보와 당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하다. 이준석 대표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가 곧 글을 삭제했다. '내부 총질'이라는 당내 비판을 우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도 이날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을 “법조카르텔의 동조자”라고 의심했다.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우연의 일치가 왜 하필 김만배와 윤 후보 사이에서 일어났을까”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김만배씨는 법조 출입기자 출신”이라며 “김명옥이 왜 하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자 차기 유력 검찰총장 후보였던 윤 후보 부친의 단독주택을 매수했을까. 아무리 급매라도 31억원이 넘는 주택을 19억원에 매도했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후보와 캠프가 화천대유 비리 의혹에 대한 발언과 논평이 너무 적은 이유가 윤 후보 본인이 화천대유 김만배 법조카르텔의 동조자이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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