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틀릴리, 투원반·포환 2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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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라우아 틀릴리

라우아 틀릴리

‘작은 거인’ 라우아 틀릴리(32·튀니지)가 패럴림픽 육상 투척 종목 2관왕에 올랐다. 개인 통산 6번째 패럴림픽 금메달을 땄다.

틀릴리는 1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육상 여자 투원반(F41 등급) 경기에서 37.91m를 기록, 카림 유사라(모로코·37.35m)를 제치고 우승했다. 틀릴리는 유사라가 갖고 있던 세계기록(35.33m)도 갈아치웠다.

틀릴리는 지난달 27일 열린 투포환에서도 세계기록(10.55m)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나흘 뒤에도 우승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켰다.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씩을 땄던 틀릴리는 2016 리우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선 2관왕에 올랐다.

F41 등급 경기엔 저신장 선수들이 출전한다. 선천적 장애가 있는 틀릴리의 키도 1m33㎝에 불과하다. 하지만 16세 때부터 매일 강도 높은 훈련을 해 단단한 몸을 만들었다.

튀니지는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자유로운 편이다. 히잡을 쓰지 않고 다니는 여성도 있다. 하지만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지는 않다. 틀릴리는 “튀니지의 문화는 유럽과 다르다. 그래서 내 성과가 더 기쁘다”고 했다.

역경을 이겨낸 틀릴리는 국민적인 스포츠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2016년에는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강연에 나서거나 방송에도 출연한다. 그는 “많은 튀니지인이 내 소셜미디어(SNS)에 응원 글을 남겨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틀릴리는 “(육상을 통해) 장애가 내 인생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걸 극복할 만큼 나는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틀릴리는 패럴림픽 메달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쳤다. 그는 “아버지는 내게 ‘너는 강하다. 너는 위대한 챔피언’이라고 말해준 첫 번째 사람”이라며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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