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서 못돌아온 그들…美 가게마다 "13개 맥주잔 놔둘게요"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08:41

업데이트 2021.08.30 08:52

아이언우드 카페.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언우드 카페.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희생된 군인들을 위해 미국 상인들을 중심으로 가게 안에 13개의 맥주잔 자리를 마련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한 맥줏집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3명의 미군을 위해 자리를 비워둔다"며 소셜미디어에 예약석 사진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28일 USA 투데이는 미국 전역에서 상인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군인들을 위한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하이오주의 '아이언우드 카페'는 널찍한 테이블에 맥주잔 13개를 배열해두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3명의 미군을 위해 예약됨'이라는 푯말을 세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 매장 매니저 섀넌 바스쿠스는 "내 남편과 할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가족이 군에 복무했다"면서 "기사를 읽고 희생 군인들을 위한 작은 행동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 바쿠스는 "단골들 중 한 분이 이 예약석을 보고 전선에서 돌아가신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캠페인에 동참한 가게들. 인스타그램 캡처

캠페인에 동참한 가게들. 인스타그램 캡처

같은 지역에 위치한 술집 ‘니코스 바 앤드 기로스’는 오는 10월 11일까지 맥주 한 잔을 팔 때마다 1달러씩 숨진 군인들의 유족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펍을 운영하는 니코모라지아니스는 “(군인들의 소식을 전한 뒤)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니코는 USA 투데이에 자신의 최근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한 남성이 눈물이 가득한 눈을 하고 나에게 와서 자기 아들이 해군이었다며 나에게 '고맙다'고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나는 그에게 말해줬다. '당신이 나에게 감사할 것은 없다. 내가 오히려 당신과 당신 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이다."

뉴욕의 '퍼스트라인브루어리' 미첼마이오라노도 13개의 맥주잔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손님들은 지난 27일까지 2000달러(약 234만원)를 기부했다. 매장 스태프들은 테이블 위의 맥주를 밤새 시원하게 유지해둔다고 한다.

델라웨어주의 이발소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델라웨어주의 이발소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위스콘신에서 한나 니엘이 운영하는 식당. 인스타그램 캡처

위스콘신에서 한나 니엘이 운영하는 식당. 인스타그램 캡처

다른 업종의 가게들도 맥줏집들이 이끈 '13개의 예약석'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한 꽃집은 13개의 장미꽃을 전시하기도 했다. 델라웨어주의 한 이발소는 한쪽 자리에 13병의 병맥주를 놓아두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로버트 알렌은 “손님들이 잠시나마 희생 군인을 기리기 바라는 마음에서 추모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위스콘신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나 니엘도 맥줏집들처럼 예약석을 마련해뒀다. 이를 본 손님들은 한 걸음 나아가 군인들을 위한 식사를 차려달라며 비용을 지불했다고 한다. 니엘은 "우리는 식당에 온 사람들이 모두 군인들을 잃은 슬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추모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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