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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떨리는 목소리로 "IS 테러, 반드시 대가 치르게 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군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자살 폭탄테러와 관련해 미국은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카불 공항 밖에서 IS 자살폭탄 테러 #미군 13명, 아프간인 60명 사망 등 #"용서하지 않는다, 끝까지 추적할 것" #"대피 계속…미국은 겁먹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범을 향해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잊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너를 끝까지 찾아낼 것이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카불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두 건의 폭탄 테러 주범으로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를 지목했다. IS는 이날 자신이 이번 공격의 주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지휘관들에게 IS의 핵심 자산과 지도부, 시설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우리가 선택한 장소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힘과 정확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카불 테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카불 테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응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번 일을 명령한 IS 지도자들을 찾아내 추적하겠다"면서 "그들이 어디에 있든 간에 그들을 잡기 위해 대규모 군사작전이 아닌, 우리가 선택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누구인지 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도 했다.

다만, 미군 철수 시한인 오는 31일까지 미국인과 아프간인 조력자들을 대피시키는 작전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테러리스트들이 우리 임무를 중단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인을 구출하고, 아프간 동지들을 구출할 것이며, 우리 임무는 계속 진행되고 대피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테러로 "미국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 도중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고, 연설 도중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날 카불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2건으로 미군 1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어린이를 포함한 아프간 민간인은 60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CBS는 아프간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체 사망자는 최소 90명, 부상자는 15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군 13명 사망은 2011년 4월 8명이 아프간전에서 희생된 이후 최대 규모 피해다. 아프간에서 미군 사망자가 나온 것은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미군 철수 과정에서 혼란은 불가피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20년간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며 31일까지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케네스맥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카불에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31일 철군 시한을 앞두고 이미 병력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철군이 시작된 가운데 테러 위협은 더 커진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군에게 추가 병력이든 무엇이든 필요하면 승인할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참의장부터 현장 지휘관까지 군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정해진 시간 안에 탈출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임무를 따르겠다"고 응답했다"고 전해 추가 병력 파병은 없을 것을 시사했다.

야당인 공화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카불 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금은 정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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