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전직 장관이 독일에서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독일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져 화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미국 뉴스위크 등은 시에드 아흐마드 샤 사디트 전 아프가니스탄 정보통신부 장관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채 자전거를 타고 피자 배달을 가던 중 현지 언론인에게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사디트 전 장관을 찾아낸 사람은 독일의 지역 매체 라이프치거폴크스바겐의 기자인 조사 마니아슐레겔이다. 사디트 전 장관은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단순한 삶에 만족한다"면서 "독일은 안전한 곳이고 경찰과 정치는 부패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사디트 전 장관은 2018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간 정부에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합류해 2년간 일한 뒤 사임했다. 지난해 12월 가족들과 독일로 건너와 정착했다. 가져온 돈이 몇달만에 떨어지자 음식 배달원으로 취직해 일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사디트 전 장관이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전자공학 분야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13개국에서 20개 이상의 회사와 23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디트 전 장관은 "현재 내가 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고 전혀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며 "(배달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내가 결코 부패한 정치인이 아니라는 증거라 생각하고 나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돈을 좀더 절약해 독일어 어학 코스를 수강하고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독일의 통신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여러 회사에 지원했지만 아직은 회신이 없다"고 답했다. 사디트 전 장관은 아프간의 현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아슈라프 가니 정부가 그렇게 빨리 무너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