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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주인입니다, 으악"…카불 공항가던男 피 흘리며 비명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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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그들이 나를 때렸습니다. 나는 호주 시민입니다"

탈레반 검문소로 보이는 곳에서 분홍색 폴로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피를 흘리고 있다. 그는 이마에서부터 연신 피를 흘리며 연신 "나는 맞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당한 일을 보십시오"라며 무엇인가 고발하려는 듯 말했다. 그러자 남성의 근처에서 장전 소리가 들렸고 영상은 소총 소리, 그리고 비명과 함께 종료된다.

이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아프간인은 "하자라족 아프간 시민이 탈레반이 공중에 총을 쏠 때까지 구타당했다"며 "전 세계 여러분은 이런 사건의 목격자가 돼야 하고 바이든 정부를 지지해선 안 된다, 바이든이 이 모든 혼란을 만들었다"고 적었다. 영상 속 남성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으나 게시물에 따르면 그는 호주 비자를 받은 아프간인으로 공항에 가던 길에 탈레반에게 구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수백명의 아프간인은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자 카불 공항으로 향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가로막히고 있다고 한다. 탈레반을 비롯해 호주 군인에게도 저지당한다고 한다.

호주를 위해 일했던 아프간인조차 비자가 발급되지 않고 있고, 수백명의 호주 비자 소지자도 카불에 갇혔다. 몇몇은 수일을 공항 프런트 게이트에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씨름했다고 한다.

가디언은 호주로 향하려던 아프간인들이 호주 관리들의 관료주의적 절차를 고수하는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현재까지 1700명가량이 카불에서 호주 항공기에 몸을 싣고 떠났지만, 현재 카불 내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31일 철군 시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오는 27일까지 항공기 운항을 마쳐야 한다고 한다. 프랑스는 26일에 운항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는 이미 항공기 운항을 멈췄다.

공항에 몰린 인파를 감도는 공포감은 ISIS 같은 테러 조직의 공격 위험이 증가하고 미군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외무장관 도미닉 러브는 4000명을 더 이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2500명의 아프간인과 1250명의 서구 시민들이다. 라브는 철군까지 남은 시간이 가장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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