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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도 육군 女하사가 했다" 가해자 여동생의 반격 청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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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처]

육군 여성 하사가 상관인 남성 중사의 교제 제의를 거절한 뒤 스토킹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의 여동생이 “오빠는 억울하다”며 반박에 나섰다. “여 하사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고, 성희롱적인 행동도 여 하사가 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빠의 억울함을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이 청원은 성폭력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육군 중사의 여동생이 작성했다.

청원인은 “억울함을 참지 못해 글을 쓴다”며 “여 하사가 주장하는 성폭력은 절대 있지 않았다. 부대 생활을 하면서 먼저 행동을 보인 건 하사 쪽”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피해자 A하사는 가해자 B중사에게 입술이 텄다면서 립밤을 사다 주는가 하면, “작업 중 다칠 수 있다”면서 장갑을 사다 주기도 했다. 또 손에 밴드를 직접 붙여주거나, 셀카를 개인적으로 보내는 등 먼저 A하사가 B중사에게 호감 표시를 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인은 “A하사는 마스크를 낀 셀카, 눈에 다래끼가 난 사진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도 보냈다.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왜 개인적인 사진까지 보내면서 친밀함을 유지하려고 했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수위 높은 성희롱적인 행동은 오히려 A하사가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 함께 사용하는 세면장에서 샤워는 기본이었고, 중대 화장실을 함부로 사용해 10명 정도의 남자들이 화장실 용무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2차 가해자로 지목된 부대 간부들도 모두 증거 없는 거짓 주장으로 처벌을 받았다”며 “오빠는 군대에서 해임을 당하고 다시 군대로 돌아가자는 마음 하나로 1년간 소송에 애쓰고 있으나 해임 이후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호수공원에 빠져 죽으려고도 했다. 우리 오빠는 어디 가서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라고 호소했다.

대한민국 육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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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하사의 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런 사실을 알리고 “사건 조사 과정에서 신고를 막으려는 회유 및 합의 종용이 있었고 적절한 분리 조치 또한 되지 않았다”며 “그 뒤 다양한 2차 가해가 있었고, 결국 부대 전출을 택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건강했던 동생은 스트레스로 인한 잦은 기절·구토·하혈·탈모·불면·공황을 가진 채 1년이 넘도록 고통 속에 있었으며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끝에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측과 육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임관한 A하사는 부대 배속 직후 직속 상관인 B중사로부터 사귀자는 제의를 받고 거절한 뒤 지속적인 스토킹과 성추행을 당했다. A하사는 같은 해 8월 다른 선임의 도움을 받아 부대에 신고했다. B중사는 한 달 뒤 징계 해임 처분을 받고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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