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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꽃사슴녹용 약효 ″햇빛〃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산꽃사슴의 녹용이 동물성 한방의약재로서는 처음으로 보사부로부터 최근원료의약품 제조허가를 받아 국산녹용의 효능이 비로소 공식 인정받음에 따라 이의 건강문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보사부는 최근 호범농원(경기도 이천군 호법면 유산리)에서 생산되는 매화녹(꽃사슴)의 녹용에 대해 동물성의약품원료생산업체로서 인가하고 녹용의 효능으로 성장발육촉진·빈혈·신경쇠약·병후 쇠약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녹용이란 아직 각질화 되지 않은 사슴의 어린 뿔을 말하며 사슴의 종류와 산지에 따라 ▲순녹(소련·캐나다) ▲매화녹·마녹(중국) ▲대녹(미국) ▲적녹(뉴질랜드) 등으로 나뉜다.
한국 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 89년 수입된 외국산 녹용은 6만5천5백14㎏으로 국내생산량 1만1천8백㎏의 5.6배에 달하며 국내녹용소비는 세계녹용시장 유통량의 80%를 점하고 있을 만큼 우리 나라는 녹용의 최다소비국이다.
녹용이 이처럼 국내소비가 많은 것은 한방처방 중 80%이상에서 녹용이 첨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효능을 믿고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에 비해 수입품이 월등히 많은 것은 국내생산량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한방에서 외국산이 효능이 좋다고 판단, 국산을 기피하기 때문.
한편 이은방 서울대생약연구소장은 쥐를 대상으로 한 「꽃사슴 녹용의 약물활성연구」에서 『통증발생 빈도에서 녹용을 투여한 실험군이 투여치 않은 대조군에 비해 49.1∼51.6%밖에 되지 않아 강력한 진통억제효과가 있음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또 『녹용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34·1%나 더 높은 항근육피로효과를 보였고 부신호르몬의 생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부신아스코르빅산함량을 크게 증가시킨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의 신국현 박사는 『녹용은 예로부터 한방에서 인삼과 더불어 가장 우수한 보혈강장제로 생장발육촉진·신체활력증강 등에 사용돼와 현재 일본·소련 등 외국에서도 활발히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녹용추출물중 하나인 판토크린이 척추신경의 효소활성을 증가시키고 혈압강하작용과 노화방지기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국산꽃사슴녹용의 피로·빈혈·심장혈관계부전증·성기능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꽃사슴의 녹용에 대해 가장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인 곳은 일본으로 도야마(부산)대학의 화한약연구소는 지난 88년 녹용에서 추출한 하이포크산틴성분이 뇌의 불안·피로증세와 관련된 모노아민옥시다제의 증가를 억제시켜 진정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약학회는 같은 해 이들 추출물 중 하나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키고 노화를 지연시킨다고 보고했다.
신 박사는 또 『이번 원료의약품제조허가를 받은 국산녹용의 경우 채취 즉시 냉동건조 등 최신시설을 이용, 생약성분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고있으나 수입품의 경우 성분검사도 돼있지 않을뿐더러 건조과정과 불순물함유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어 이에 대한 보완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입한약재품질 감별위원인 이상인 박사(경희대 한의과대학)는 『수입 녹용에 대해 눈과 촉각으로 판별하는 관능검사 등으로 불량품을 가리고 있으나 성분검사는 아직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양록협회의 방상극 사무국장은 『한방에서 국산녹용의 사용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이 홍콩이나 대만·뉴질랜드·캐나다산 녹용이 현지에서 살 때 1냥(37.5g)당 우리 돈으로 1만∼1만3천원 가량인데 비해 국산은 1냥당 3만5천∼4만원으로 훨씬 비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외국에서 채취시기도 모르며 70∼80도 되는 물에 담갔다가 매달아 건조시키는 등 부적절하게 가공 처리된 녹용을 한해 1백50억원어치가 넘게 수입하는 것은 엄청난 외화의 낭비』 라고 방 사무국장은 비판했다.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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