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 오래 할 시간 없다 마음 다잡고 다시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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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입시가 모두 끝났다. 불합격 통지를 받은 입장에선 요 며칠이 소위'지옥'같은 나날일 것이다. 그러나 혼자만의 고통이 결코 아니란 점을 되새기자. 서울지역 외고 특별전형 경쟁률이 8.4대 1(전년도 6대 1)로 유래 없이 높았고, 일반전형도 4.7대 1(전년도 4.4대 1)이었다. 연인원으로 보면 올해 서울지역 외고 입시에서만 대략 1만1000명이 고배를 마셨다. 2200명의 합격생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단순히 실패로만 보기엔 탈락생 숫자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제 아픔과 자학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걸음 물러서서 냉철하게 새 목표를 따져봐야 할 때다.

◆대학입시의 새 목표를 염두에 둬야
= 어차피 특목고 시험을 치렀던 것은 명문대로 확실하게 가기 위한 발판에 지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특목고란 결국 수단이었다"는 독한 마음을 먹고 필요한 가이드를 받아 이제부터 다시 열심히 매진하면 된다. 원래의 목표보다 대학입시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특목고 합격생과 탈락생 두 그룹간의 실력차는 대개 백지장 몇 장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친 후 탈락한 학생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대학입시의 염두에 두면 지금부터 판이하게 다른 학교 환경에서 특목고 학생들과 소위'명문대 진학'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입시경쟁이 막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유리한 학교 내신성적 기반을 활용
=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어쨌든 학교 내신 성적에서 계속 상위권 다툼을 할 경쟁자들이 상당수 특목고로 갔다. 따라서 명문대 합격의 세 가지 중요 변수 중 하나, 즉 고교 내신성적에서 결정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자신이 목표로 삼는 명문대의 경우 우수한 내신성적을 중심으로 수시전형에서 특목고 학생들보다 한 번 더 합격의 기회를 갖는다.

다만 정시에서 내신이라는 필요조건 외 충분조건에 해당하는 자격고사 또는 영역별·등급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입 수능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인 통합논술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 역시 동반 효과와 동일 수준 집단 간 경쟁이 가능한 학습환경을 선택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계열별 특성·취약점 집중 보완
= 외고 탈락생인 경우 대개 인문계고에서 문과로 방향을 잡게 된다. 영어의 경우 이미 고3 수준까지 가 있는 경우가 많다. 과학고 탈락생이라면 이과 계열로 방향을 잡게 될 것이다. 이 학생들은 수학·과학 과목의 경우 이미 고 2~3 과정 중 심화선택 과정의 상당한 부분까지 공부한 실력이 있다.

오는 16일 실시되는 대입수능 외국어영역(외고 탈락생)이나, 수리영역 나형(과학고 탈락생) 문제를 실제로 풀어보면 안다.

대개 만점에서 불과 2~3개 틀리는 수준의 성적일 것이다. 따라서 외고·과학고 시험 경험이 없는 다수의 인문계 학생들보다 영어나 수학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수학을 영어 만큼(외고 탈락생), 영어를 수학 만큼(과학고 탈락생) 시간을 투자해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동일계열인 인문고 학생은 물론 특목고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학교 내신 등급을 바탕으로 원하는 대학에 한 발 먼저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탈락 후유증 없애야
= 이제부터 중요하다. 입시에서 떨어졌다고 힘들어하며 학습목표와 스케줄을 피해간다면 장래 더 큰 입시에서 실패의 전철을 밟게 된다.

시험 후 대다수 학교에서는 실제로'현장체험학습'위주로 진행한다. 낮에는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오후에는 새로운 고교과정 선행·심화학습을 철저하게 해 가면 '탈락 후유증'은 없어질 것이다.

도움말=심재호 대성N학원 직영학원 본원장, 02-4194-777, www.nssp.co.kr

프리미엄 김관종·라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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