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초대형 쇼핑몰 추진 … 특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롯데쇼핑이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화산공원 자락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건설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상 부지의 용도 변경 등이 필요해 벌써부터 특혜 시비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초대형 쇼핑몰 추진=롯데측은 최근 화산체육관 옆 서신 아파트지구 내 2만6천여평에 8백여억원을 들여 매머드급의 'JJ 쇼핑몰'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매장 면적 7천여평의 대형 할인점과 2천7백여평의 아울렛 매장, 스크린 8개의 시네마, 임대시설 4천여평 등을 짓는다. 부지 중 7천여평에는 각종 공익시설을 조성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3천여평 크기 공원을 비롯해 청소년 광장(3천여평), 컨벤션 센타(1천여평) 등 시민들을 위한 시설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 3천평 가량은 시에 내놓겠다고 한다.

대상 부지는 롯데건설이 아파트를 짓기 위해 1986~89년 매입했었다. 당시 이 지역은 개발여건이 성숙되지 않았었고, 평당 7만~10만원 정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지정된 서신아파트지구는 건축물 높이가 12층 이하로 제한받았으며, 특히 90년대 중반 들어서는 고도제한지구(10층 이하)로 묶이면서 고밀도 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파트를 지어 봤자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롯데건설 측은 개발을 계속 미뤄 2만6천여평이 16년째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

?특혜 논란=롯데의 땅은 도시계획상 일반주거지역이다. 따라서 대형 쇼핑센터를 지으려면 건축규제가 덜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야만 한다.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될 경우 땅값 상승으로 많은 개발 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부동산업계서는 땅값만 3~4배로 상승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혜 시비가 일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은 전주시내 미개발지 가운데 노른자위로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용도변경이 추진됐고 그 때마다 특혜 시비를 낳았다.

이와 함께 대형 할인매장과 아울렛 등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돼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매우 거셀 것으로 보인다.

박종두 롯데마트 신규추진팀장은 "이 쇼핑몰이 개장하면 1천5백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하고, 전북지역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중소기업 제품을 집중구매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다"며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주도록 전주시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부지가 당초 아파트를 짓기 위한 용도인 만큼 기업의 입맛대로 변경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전주시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입장=도시계획 관계법에 따르면 용도변경은 광역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앞서 전주시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시의회의 자문이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난개발 등 용도변경에서 발생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절차와 과정을 거치도록 한 것이다.

롯데 측은 그동안 여러 차례 용도변경을 추진하면서 모두 비공개적인 방법을 택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개발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용도변경을 요구함으로써 이미 전주시와의 사전 조율을 거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전광상 전주시 도시과장은 "중화산동의 서신아파트지구 개발과 관련해 롯데 측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얘기를 들은 받은 바가 없다"며 "사업 제안서를 내면 법률적 문제와 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