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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서 '성(性)' 터 놓고 풉시다, 설교주제 도입…파격 논란

중앙일보

입력

뉴저지 남부에 위치한 디스커버리교회에서 스미스 목사가 ‘성’에 대한 설교를 위해 강단에 침대까지 설치하고 말씀을 전하고 있다.

'내 성생활은 형편없다(Mysexlifestinks.com).'

남부 뉴저지 고속도로 42번 선상에 있는 빌보드에 쓰여 있는 내용이다. 일반 포르노 사이트라고 생각하고 접속하면 오산. 곧장 디스커버리처치 홈페이지(www.discoverychurchnj.com)로 이동한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성은 하나님의 디자인 중 일부이며 충격적일 수 있지만 사실 하나님은 우리가 좋은 성생활을 갖길 원하신다"는 메시지가 방문객들을 맞는다.

◇ 강대상엔 침대 등장=남부 뉴저지 워싱턴타운십에 있는 디스커버리처치는 10월15일부터 '순결한 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있다. '생애 최고의 섹스' '정욕' '포르노의 문제' 등 5주간에 걸쳐 설교가 진행된다.

지난 22일 설교 주제는 '정욕'. '극장 예배당' 무대 위에는 침대와 다양한 설치물 등 시각적인 장치도 함께 등장했다.

주제는 '성'이지만 메시지는 현실적이면서 보수적이다. 스미스 목사는 "성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용하고 즐기라고 만들어 주셨고 육체적인 부분을 무시하는 것도 그 부분에만 집착하는 것도 문제"라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성 얘기를 한다고 해서 다른 것을 기대하고 왔던 사람은 미리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코멘트도 했다.

디스커버리처치가 이렇게 '성'을 전면적으로 들고 나선 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새 교인을 끌어들인다는 광고적인 효과. 둘째는 문화 전반에 스며있는 성담론에 교회도 조화를 맞춰야 한다는 이유. 세상이 섹스로 가득찼는데 교회에선 마치 섹스가 없는 체 한다는 데에 대한 반론인 셈.

첫째 이유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평균 200여명 출석하는 워싱턴타운십 캠퍼스에만 '순결한 성' 세미나를 시작한 뒤 50여명 정도 늘었다.

하지만 둘째 이유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다. 카를로스 마토스 목사는 "우리 교회가 성경메시지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설명했다. 내용은 같지만 전달방법의 차이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회는 영화관과 부르이즈 타운 중학교 강당 2곳에 캠퍼스(예배당을 지칭)를 두고 있으며 특정 교단에 속해 있지 않다.

◇ 메시지 희석 VS 방법론 차이='희석의 가능성'의 비판은 성담론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디스커버리처치는 초신자에게 자극이 될법한 표현은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린 양의 피'라는 표현을 일체 금한다.

기독교를 잘 모르는 초신자가 불편해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네 죄를 회개하라'는 표현보다는 '하나님께서 마음을 돌리시길 원하신다'라고 돌려 말하는 것도 한 예다.

이런 방향은 초신자에게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가톨릭에서 1년 전 개신교로 개종한 수잔.로버트 콜터 부부는 "교회가 편한 분위기라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핑크빛 설교만 할 수는 없다. 아프고 불편하지만 비수처럼 꽂혀야 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전달할까. 마토스 목사는 "디스커버리처치는 교회를 모르는 사람들과 지루한 기존 교회에 실망한 교인들을 위한 곳"이라며 "우리 교회의 방법론이 취향에 안 맞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처치 외에도 요즘 설교와 특별 세미나를 통해 섹스를 담론화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오리건의 이스트힐처치도 요즘 성도들의 성생활에 대해 설교를 시작했다.

이 교회 테드 로버츠 목사는 문화 곳곳에 성적 이미지가 침투한 마당에 교회가 성을 다루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믿고 있다.

이스트힐처치는 '섹시 크리스천'이란 시리즈 토의를 통해 성생활의 죄가 아닌 즐거움에 대해 얘기한다. '장기적 관계에서 열정을 간직하는 법''포르노와 섹스중독에서 회복하는 법'등이 주제다.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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