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작 무역회사설립 추진/북한자원 공동개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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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두만강 하류에 생필품공장건설 검토/철도복원 위한 설계ㆍ예산 확보
정부는 5일 강영훈국무총리의 6개 항에 걸친 대북한경제협력제의와 관련,배경설명을 통해 자원의 공동개발 및 합작투자분야에서 북한의 주요 부존자원인 무연탄ㆍ철광석ㆍ아연광등의 합작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강총리의 기조연설이 끝난뒤 정부당국자는 『경제분야의 대외공동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것은 중ㆍ소ㆍ북한접경지역인 두만강하류에 남북합작으로 각종 생필품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시베리아에 진출할때 북한노동력을 이용하고 남북공동명의의 무역 및 해운회사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
이 당국자는 『남북합작 및 공동사업분야에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산업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우리측은 관광분야협력사업과 관련,설악산과 금강산을 잇는 관광코스뿐만 아니라 서울∼평양간을 잇는 국토의 중서부관광권개발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남북공동관광회사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철도복원계획과 관련,『경의선철도 및 부산∼신의주간등 6개의 국도노선을 연결하는 한편 인천∼남포,포항∼원산간 직항로개설 구상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 및 도로복원을 위해 관계부처에서는 이미 설계 및 예산까지 확보해 놓은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지난 85년까지 이뤄졌던 5차례에 걸친 남북경제회담과 달리 우리측은 이번에 사소한 용어나 지엽적인 부분에 얽매이지 않고 가능한한 저쪽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다는 자세로 회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회담서 드러난 남북경제교류 전망/양측이해 맞아떨어져 마음만 먹으면 가능(해설)
남북총리회담에서 우리측이 내놓은 경제교류방안을 보면 84∼85년에 열린 다섯차례의 남북경제회담에서 쌍방이 합의했거나 상당히 의견이 접근했던 사항들이다.
우선 교통분야의 경우 경의선연결 및 남북 각 2개의 항구개방은 과거 경제회담에서 이미 합의했던 것이다.
우리측은 이번에 이를 더욱 발전시켜 경원선ㆍ금강산선 복원과 부산∼신의주간등 6개국도의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교통부는 경원ㆍ경의ㆍ금강산선의 개통에는 75.5㎞의 철도부설이 필요하고 이에는 9백81억5천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미 내년 예산에 이들 철도의 연결을 위한 예산 10억4천만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설치안도 과거 합의가 이뤄졌던 사항이다.
이밖에 남북교역때 상품가격 결정방안ㆍ결제통화 등도 과거 남북경제회담에서 「국제시장가격을 고려,거래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교역가격을 결정하며 스위스 프랑을 결제통화로 한다」고 합의했었다.
남북교역에 따른 관세면제ㆍ거래당사자 지정등도 거의 의견이 접근했던 사항이다. 이렇게보면 물자교류에 필요한 제반사항은 거의 의견접근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자원개발 및 대외공동진출제안도 경제논리로만 보면 남북간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분야다.
북한의 주종 수출품목인 무연탄ㆍ아연ㆍ철광ㆍ장석ㆍ마그네사이트 등은 우리측 광산물 수입량의 70%를 차지하는 품목들이기 때문에 합작개발이나 교역이 용이한 분야다.
또 우리의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중소ㆍ북한국경지대에 진출하는 방안도 양측이 마음안 먹으면 가능하다.
5일 열린 남북 총리회담에서 우리측은 과거 경제회담에서 마련된 것을 바탕으로 6개항의 현실적 제안을 내놨으나 북측은 이 부문에서 이렇다할만한 제의를 하지 않아 남북 경제협력이 어떤 상태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전망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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