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형님기업' 뜨니 '동생기업'도 뜬다

중앙일보

입력

'형님 뜨니 동생도 뜬다.' 그룹마다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면서 상위 계열사의 호황이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하위 계열사의 활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력 계열사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도 진행, 형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쟁업체가 드문 부품공급 계열사들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고 1일 헤럴드생생뉴스가 보도했다.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이 대표적인 사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유례 없는 호황으로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반도체 기판을 만드는 삼성전기는 최근 함박웃음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반도체기판 부문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모바일용 플래시 메모리에 쓰이는 CSP(칩스케일패키지)기판, DDR2용 기판 등도 삼성전자의 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 매출(연결 기준)이 81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 증가했다.

삼성전기가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한 LCD TV용 LED BLU(백라이트 유닛)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LCD TV에 채택되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LED BLU는 유해물질(수은) 미사용, LCD TV의 잔상문제 해결 및 고화질 등으로 대부분의 LCD TV 제조사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의 공급량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보르도 TV 100만대 판매 돌파 등 삼성전자 LCD TV 판매호조는 LCD모듈(반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LCD총괄과 LCD 유리기판 생산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종의 '세트-반제품-원료'의 순이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LCD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삼성전자 LCD총괄의 8세대 생산을 앞두고 8세대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본격적인 체제까지 갖췄다.

타임머신TV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전자 덕분에 PDP후면판 등을 생산하는 LG마이크론도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LG마이크론은 15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 1공장에 PDP용 필름필터 생산라인을 준공하고 LG전자를 타깃으로 양산에 나섰다. LG마이크론은 10월부터 생산되는 필름필터 전량을 LG전자에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예상 매출액만 약 8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TV에서 부품재료비는 전체 원가의 60%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제품 원부자재부터 마케팅에 이르까지 계열사 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수직계열화된 상위 계열사의 매출호조가 하위 계열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상호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경우 SK㈜와 SK해운이 대표적이다. SK㈜가 원유 수입물량의 60 ̄70%가량을 SK해운을 통해서 거래하면서 SK㈜의 실적 향상이 자연스럽게 SK해운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SK㈜는 상반기 매출이 11조26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1%가량 늘어났으며, SK해운도 이에 영향을 받아 매출액이 5% 정도 늘었다.

포스코 역시 제철소 관련 설비를 제작 및 유지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포철산기와 제철소 내화물 제조업체인 포스렉 등이 포스코의 업황 호황에 따라 덩달아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수직계열화의 이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시작한 현대차그룹처럼(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기아차)의 수직일관체제를 갖추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