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과학슬기 세계에 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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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 민족의 혼과 슬기가 담겨 있는 과학 문화제의 모형이 해외 유수 박물관에 전시된다.
이와 함께 유물은 전하지 않고 기록 등으로만 알려진 각종 과학기재들에 대한 대대적인 복원작업도 함께 벌어진다.
이 같은 사업은 문화부가 첨단과학 기술문명이 지배하게 될 21세기에 대비, 우리 민족의 과학분야에 대한 전통적 창의성과 우수성을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 알리는 한편 국내의 과학진흥을 돕기 위해 마련되는 것이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 자국의 고대 과학기술 문명에 대한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왜곡된 과학사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일부 외국박물관에서 우리의 독창적 과학 문화재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대접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고 있는 것도 이 사업을 추진케 된 배경을 이루고 있다.
문화부는 이에 따라 문화재 관리국·국립박물관·과학문화가족 등과 함께 우리의 과학문화재 중 세계 최초로 제작된 측우기·앙부일구 등의 모형을 만들어 세계 유수 박물관에 기증, 전시토록 할 예정이다. 문화부는 현재 세계 4대 문명발상지 국가 소속 박물관 등 20개국의 박물관을 기증 대상 박물관으로 선정, 실무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일부 국가에서 빚어지고 있는 과학사 왜곡을 불식시키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우리 과학 문화재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학계의 각종 학술논문과 사료들을 각국어로 번역, 외국학자와 학계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공해 세계 속의 한국과학 문화위상을 확고히 하는 작업도 병행하게 된다.
문화부는 88년부터 이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과학기술 전문학자와 함께 중요과학 기술 문화재 복원 연구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달 18일에는「과학문화가족」을 구성,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벌이는 사업은 전통 과학문화재 실태조사 및 보존·전시상태 점검과 이에 따른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활동 등이다.
문화부는 90∼92년 매년 3건씩의 국보·보물급 과학문화재의 모형을 만들어 세계 유수박물관에 기증·전시하는 구체적 1차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사업 1차 연도인 90년에는 보물 제561호(중앙기상대 소장)인 금영측우기, 보물 제843호(중앙기상대 소강)인 관상감 측우대, 보물 제845호(국립박물관 소장)인 앙부일구 등 3점의 모형을 제작한다.
91년에는 국보 제228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과 국보 제230호인 충천의, 자동시보기능을 갖춘 국보 제229호인 보누각자격누를 복원·복제하게 된다.
92년에는 인쇄·금속기술분야의 문화재를 복원, 국내외에 보급한다.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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