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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회 응원단장 뽀빠이 이상용씨(일요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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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살릴 응원」 기대하세요”/북한측과 경쟁하기 보다 화합에 주력/불우아동 돌보는 사회사업이 “평생 꿈”
이름석자보다 별명으로 불려지기를 원하고 거침없이 할말 다하고 사는 남자,키(1m60㎝)는 작을망정 딱 벌어진 가슴에다 목소리만큼은 내놓을 만하다며 으쓱거리는 남자,스스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의 가까운 이웃임을 내세우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남자.
20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인의 스포츠제전」 북경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 응원단장의 중책을 맡은 「뽀빠이」 이상용씨(46)가 바로 그런 연예인이다.
북경대회 응원단장은 대회를 참관하게될 체육인 응원단(7백18명)을 인솔해 각 경기장마다 찾아다니며 조직적인 응원을 펼치는 게 주된 임무.
더욱이 이번 아시안게임은 남ㆍ북한이 8년만에 대규모로 격돌하는데다 홈팀 중국의 텃세 또한 극심할 게 틀림없어 선수들의 사기 고양을 위한 「조직적이고 생동감 넘친 응원」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KOC(대한올림픽위원회)가 굳이 뽀빠이 패밀리를 응원단 리더로 최종 결정한 것도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때문.
KOC공인(?) 최초의 한국선수단 응원단장인 셈이다.
사실 뽀빠이의 응원경력은 정평이 나 있을 정도. 지난 66년 고려대 재학시절부터 응원단장을 맡아 크게 성가를 떨쳤고 그후로도 연예계에 있으면서 16년 동안 이와 유사한 활동을 계속해 왔다.
연예인으로서 뽀빠이의 활약상은 괄목할 만하다. 현재 MC를 맡아 활약중인 방송프로그램은 『우정의 무대』(MBC­TV),『위문열차』(KBS라디오)등. 모두 군위문프로인 게 이채롭다.
사회활동에서도 뽀빠이의 명성은 대단하다. 한국어린이보호회는 스스로 회장을 맡아 74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현재 불우아동 1천6백명에게 매달 1만원씩의 학자금을 보조하고 있고 심장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치료의 혜택을 베풀고 있다. 수혜어린이만도 1백87명에 이른다.
이밖에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 보내기,소파 방정환선생 유가족돕기,낙도 어린이 서울초청,불우이웃돕기 「한마음운동」사업 등도 빼놓을 수 없고 어린이 고민상담 「신나는 전화」도 개설,운영중이다.
자존심 강한 연예인으로,인정 많은 사회사업가로 굵직한 인생을 살아가는 뽀빠이 이상룡씨.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며 엄살을 부리는 빠른 일정의 뽀빠이를 만나봤다.
­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이후 8년만의 남북대결이라 응원전도 전례없이 불꽃을 튀길 것 같은데요.
▲솔직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개최지가 공산권인 데다 구성원 역시 모래알 갚은 관광단 일색일테니 말이지요. 더욱이 북한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대대적으로 응원전을 펼칠 것이 뻔해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들과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한국인의 긍지와 여유,그리고 화합정신을 아시아인들에게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이미 필요한 응원소품들을 준비해 놓고 있고 단원 10명이 밤낮없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지원은 충분합니까.
▲당초보다 예산이 많이 깎였더군요(5천만원→4천만원). 개런티는 물론 없구요. 하나 수입을 염두에 뒀다면 애초부터 뛰어들지 않았을 거예요.
­체육계와도 인연이 깊죠.
▲저 자신 선수출신(역도)인데다 그동안 각종 스포츠행사때마다 출연해와 이제는 웬만한 선수쯤은 신상명세까지 꿰뚫고 있지요.
­연예계에 입문한 인연이라도.
▲군 제대(ROTC5기)후 6년 남짓 외판원생활을 했는데 형편이 말이 아니었어요. 견디다 못해 점장이집을 찾았더니 사람들이 이름을 많이 부르는 직업을 권하더군요. 귀가 솔깃했죠. 하긴 당시로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거든요. 대학시절 응원단장을,군에선 연예인단장을 맡았던 게 저의 유일한 밑천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찾은 게 MBC 코미디언실이었어요.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요.
▲안사람때문에 혼이 났어요. 당시 동갑내기인 안사람(윤혜영)은 미장원을 차려 어려운 살림을 꾸리고 있었는데 저의 연예계 투신소식을 듣고 만사 제쳐놓고 결사반대하는 거예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맞는 격으로 충격적이었나 봐요. 결국 나중엔 저를 이해하더군요.
­유독 군프로만을 고집하는 이유라도.
▲그런 건 없어요. 다만 군에서도 연예활동을 한 탓에 적임자로 꼽아준 덕택이겠지요 그러고보니 군프로진행만 2천20회(위문열차)쯤 될거예요. 가보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지요. 주위에서 「군인 마스코트」라고 놀려댈 만해요. 그러나 저로선 여간 가슴 뿌듯한 게 아니지요.(82년 군위문 최다공연으로 대통령표창을,89년 MBC연기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남달리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이신데요.
▲제가 몸소 겪은 터라 주린 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눠갖고 싶은 마음에서죠. 흡족하진 못하고 다만 제게 주어진 여건속에서 최선을 다해 돕고자 노력하고 있을 따릅입니다.
­어려움이 많지요.
▲솔직히 그래요. 수입은 한정돼 있는데 벌여놓은 일은 많고…. 그러나 외롭지는 않아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품고 계신 분들이 한두푼씩 모아줄 때마다 큰 위안이 되고 있어요.(87년 연예인으로서는 최초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요즘 수입은 괜찮은지요.
▲방송출연료 2백만원에다 부수입이라할 기업체 행사 출연료를 합쳐 한달에 1천만원쯤 돼요. 그것만으로는 모자라 매달 적자살림 꾸리기가 힘겨워요. 야간업소라도 출연해야 형편이 나아질텐데 「어린이 친구」라고 받아주질 않아요(웃음).
­「뽀빠이」란 별명이 잘 어울리는데요.
▲70년대초 만화영화 『뽀빠이 시리즈』에서 따왔지요. 주인공인 뽀빠이가 여주인공 올리브를 도와 갖가지 무용담을 펼치는 데 강한 인상을 받았거든요.
­취미생활은 좀 하세요.
▲벌이도 신통찮은데 딴 욕심낼 수 있나요. 올여름엔 피서도 못갔어요.
­가족들의 불만이 클텐데요.
▲으레 그러려니 해요. 가장으로서,아빠로선 낙제생이겠지만 모두들 이해해줘서 고맙지요.(슬하에 여대생인 민정,고교생인 재윤,두 남매를 두고있다)
­하고 싶은 일이라도.
▲평생 어린이교육사업을 하고픈 게 소박한 꿈이지요. 우선 「어린이 예절관」을 짓는 게 당면숙원사업이기도 하구요.(가톨릭신자인 뽀빠이는 81년 로마교황청 방문때 요한 바오로교황이 『어린이 곁에 머물라』고 친히 당부한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전종구기자>PN JAD
PD 19900902
PG 03
PQ 02
CP HS
CK 05
CS A01
BL 2157
GO 정치와돈
GI 이재학
TI 장외투쟁(정치와 돈:22)
TX ◎옥외집회 평균 5∼6천만원/비용만큼 호응 못얻어 요즘은 자제
장외투쟁에도 돈이 든다.
평민당은 올들어 부천ㆍ대전ㆍ서울 보라매공원 등 세차례의 옥회대중집회를 가졌다.
평민당이 이들 집회에 공식 사용한 경비는 모두 1억8백22만원.
각각의 대회가 보통 3∼4시간 소요됐고 이중 김대중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의 연설이 보통 한두시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않은 액수.
지난 7월21일 보라매공원집회를 중심으로 이른바 한차례 장외투쟁을 하려면 어디에 얼마나 써야하는지 살펴보자.
평민당이 옥외집회를 결정하면 제일 먼저 신경쓰는 것이 청중동원. 그래서 신문에 광고를 내고(3백30만원) 대회장을 중심으로 인근 지구당위원장을 소집,대책회의를 갖는다.
보라매집회의 경우 서울시지부와 경기도지부 및 경인ㆍ서울의 각 지구당에 5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총 9백여만원의 조직활동 격려비를 지급.
동시에 특별제작된 당보 80만부(1천여만원)와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 3백장(7백70만원)중 일부를 배포해 지구당별로 부착했다.
보통의 경우 전단과 포스터도 제작했지만 이번 집회는 민주당ㆍ재야측과의 공동집회였으므로 이를 생략하기로 했다.
대회장 준비는 음향시설과 연단설치가 주요 항목.
평민당은 수십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대형스피커 2백50대가 소요되는 음향시설을 업자에게 1천1백만원으로 용역계약하는등 모두 1천4백만원을 썼다.
그나마 이 음향업자가 지방업자인데다 광주라는 지역연고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가격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가을 공안정국에 맞서 보라매집회를 계획할 때 서울업자에게 견적서 제출을 요구했더니 5천만∼6천만원에 이르러 엄두를 못냈다는 얘기다.
목재를 임대하고 인부를 고용했지만 60평의 연단제작에도 3백30만원이나 들었고 천막등 연단주위의 치장에도 1백15만원이 소요됐다.
이밖에 에드벌룬을 임대하는데 60만원,가두방송반 운영에 1백30만원,기타 음향시설보호,철야경비 요원에서 대회장주변 현수막설치,대회가 끝난 후의 청소용역비까지 1백만원미만의 잡다한 비용이 소요된다.
보라매대회때는 특히 민주당ㆍ재야와의 약속으로 황색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가 대회당일 집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종이태극기(수기) 5만장을 1백50만원에 급히 구입 배포.
또 15t트럭 15대분의 모래를 뿌리고 불도저을 동원,정지작업과 함께 대회장주변에 배수로를 파느라 2백여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전날부터 대회 직전까지 비가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해서 보라매 대회의 총경비는 6천62만원. 그나마 아끼고 아껴서 그렇지,평민당의 1년예산을 매달 쓰고 있는 민자당이 비슷한 대회를 치르려면 3∼4배 더 써야 할 것이라고 실무자들은 장담했다.
평민당은 이 대회경비중 2천8백만원을 아직 지불하지 못했다. 자금사정이 어려워 당보인쇄ㆍ현수막ㆍ음향 등 고정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업자에게는 대금지불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경비는 김총재가 매월 2천만원씩 내는 당비와 추가보조,의원들의 특별당비를 비롯,국가지원 정치자금등에서 공식지출하고 있으며 대회마다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래서 이럭저럭 8월말 현재 업자에게 갚아야할 누적 체납액이 3억5천만원에 이른다고 하소연.
어쩔 수 없이 옥외집회를 하지만 그때문에 나쁜 자금사정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평민당과 민주당은 올들어 각각 연쇄 옥외집회를 공언했지만 모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평민당은 4월2일 부천에서 조기총선과 지자제실시를 위한 1천만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며 전국대도시 순회집회를,민주당은 보라매대회에서 8월중 야권통합의 국민적 분위기 성숙을 위한 옥외집회를 갖겠다고 각각 약속했었다.
그러나 두 대회는 모두 열리지 못했다. 이제 옥외대중집회가 5공때처럼 들어가는 노력ㆍ비용 만큼 폭발적인 효과를 보일는지 예측하기 어려워 손익계산을 잘해야 하는 것이고 그 결과 실익이 적다고 보면 미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야당의 정부여당과의 대화가 불가능하거나 억압받고 있다고 판단하면 「전가의 보도」처럼 장외투쟁을 내세웠다.
그리고 그간 장외투쟁이 5공시절에는 그런대로 먹혀들었다.
개헌투쟁등이 확산되어 결국 6ㆍ29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야당은 그같은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습관적으로 장외공세를 외치지만 비용도 비용이지만 파급효과도 그전같지 못하다. 아무래도 장외투쟁에는 투쟁비용보다는 국민들이 얼마만큼 호응하느냐가 더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이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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