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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촌<서울 신영동>-무공해양념으로 조리하는 재래두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자하문에서 세검정 길을 따라가다 신영상가에서 구기터널 쪽으로 좌회전 해 1백50m쯤 가다보면 길옆 바로 옆에 서있는 하얀 타일의 얕으막한 2층집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이 내가 자주 찾는 재래두부 전문 집인 토속촌(356-1732)이다.
인스턴트식품이 쏟아져 나오고 공해식품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요즘시대에 집에서 재래식 방법으로 직접 만든 텁텁한 두부와 역시 집에서 직접 담근 간장·고추장과 참기름 등으로 요리한 순두부·두부부침·두부찌개·두부조림·순두부 백반 등을 맛보는 것이야말로 별미라 아니할 수 없다.
3년전 북한산 등산을 다녀오다 친구들과 함께 들러 어릴적 즐겨먹던 두부 맛을 되찾고는 생각날 때마다 찾아 고향 맛을 음미한다.
토속촌의 가장 큰 자랑은 완전 자연식품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음식재료가 되는 두부·콩비지 등과 간장·된장·고추장·참기름·호박·파 등 양념재료 일체를 주인아줌마 박영이씨(43)가 경기도 일산 집에서 직접 만들거나 농사를 지어 공급하고 있다. 밥도 물론 일산에서 농사지은 경기미로 짓는다.
그래서 그런지 토속촌의 음식값은 무척 싸다. 3∼4명이 두부요리 몇 가지에다 묵 종류와 빈대떡을 곁들이고 소주 한잔 기울여도 기껏 2만원 안팎이다.
토속촌의 대표메뉴는 두부요리지만 그 중에서도 생 순두부와 두부찌개다. 조선양념간장에 찍어먹는 생 순두부 맛이란 고소하다 못해 별미중의 별미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두부 맛을 더욱 감칠 나게 하는 것은 주인아줌마 박씨의 후덕하고 친절한 마음씨다. 두부요리 만큼은 주방에서 직접 하는 박씨는 단골손님이 올 때마다 환한 웃음으로 주방에서 달려나와 반갑게 맞는다. 박씨의 희망은 토속촌을 서울에서 제일 가는 토속두부 요리집으로 만드는 것.
원래 이 집은 주로 등산객들이 산에 오다가다 요기를 하면서 두부의 순박한 맛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20명이 들어서면 꽉 찰 정도로 내부가 좁지만 전화예약은 절대 받지 않는다. 오다가다 들러 맛을 즐기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주인아줌마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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