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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 美명문대 포기하고 한국 대학 진학

중앙일보

입력

미 명문대 입학을 포기하고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한인 1.5세 2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한국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워 삼성.LG.JP모건.골드만 삭스.소니 등 세계적인 대기업에 취업해 아시아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인턴 등의 사회 경험을 쌓으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시아권 대표 인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3월 글로벌 리더 육성을 목표로 '언더우드 국제학부'를 만들었으며 6명의 외국인 전임 교수를 채용했다.

언더우드 국제학부는 교수와 학생의 대화식 수업을 채택했으며 영어로 진행된다. 커리큘럼은 아이비리그 대학교를 모델로 삼았다. 올해 입학한 58명 이외에 2007학년도 수시 입학 합격생 등 85명이 등록해 있다. 수시 입학의 경우 903명의 학생이 지원해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2007년 수시 합격자 가운데 35명은 미국을 포함한 해외 고교 출신으로 코넬대 다트머스대 컬럼비아대 미시간대 UC 버클리 UCLA 듀크대 등 미 명문대학에 합격했음에도 연세대 언더우드 학부를 택했다. 이들의 평균 성적은 토플 288점(CBT 기준) SAT 점수는 2108점(2400점 만점)이었다.

한인 1.5세와 2세들이 제출하는 서류는 외국어 능력 증빙서류 SAT.ACT 등 학력평가 자료 영문 추천서 중.고교 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등이다.

언더우드 국제학부 마이크 김 학장은 "세계적인 명문대 수준의 영어 교육으로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며 "미 명문대 합격생 조차 입학을 원한다는 것은 이미 수준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학생활에 대만족이라는 제임스 이(뉴저지.1학년)군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1~2학년을 한국에서 보내 예의범절과 문화에 친숙하고 관심이 많다"며 "경제학을 배워 골드만삭스 시티 그룹 JP모건 등 세계적인 금융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인 박(플로리다.1학년)양은 "졸업 전까지 영어 스페인어 외에 한국어 중국어를 공부해 글로벌 리더가 될 준비를 하겠다"며 "졸업 후엔 미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지상사.주재원 자녀들이 다니는 뉴저지 우리한국학교 김기희 교사는 "연대 국제학부를 시작으로 고대 서강대 등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까지는 특례입학 제도를 이용해 한국의 의대 등 특정 학과에 입학하는 한인들이 많았다. 그러나 특례입학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일고 한국 교육을 따라가기 힘든 1.5세들의 중도 탈락이 늘어나면서 대다수 대학은 특례입학을 폐지하거나 정원 축소를 결정한 상태다.

미주중앙=이준환.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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