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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내공쌓기 "백만원=수업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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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그리고 그 이후, 1200선 무너지면 사겠다고 벼르던 투자자는 이번에도 때를 놓쳤다며 후회하고,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투자자는 다우지수 랠리와 동행하지 않는 미지근한 장세가 재미없다.

소문난 주식 고수 5명에게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의 금액별 투자하기 적합한 종목과 간접투자 및 대안투자로 고려할 만한 대상은 무엇인지 의견을 물었다.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병원장, 와타미라는 필명으로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강우석 밸류스타 대표,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김동일 스타인베스트 대표 컨설턴트, 강창균 차이나인베스트 대표가 자문에 참여했다.

수시로 요동치는 주식 시장인 만큼 고수들의 추천 종목이라기 보다는 금액별 선정된 종목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선정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길이 될 터.

◇ 1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한다면?
100만원이라면 주식 초보자가 시장의 흐름을 익히는 종자돈으로 생각하고 다소 공격적으로 굴려도 좋을 투자금액이다.

박경철 원장은 일성신약, 호텔신라, 동양종금1우, 다우기술, 하나로통신을 들었다. 일성신약은 웰빙시대의 테마주이면서 보유 유가증권 가치가 부각되고 있고, 역시 웰빙수혜주인 호텔신라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핵이라는 점에서, 동양종금1우는 대주주의 지분매입과 기업체질 변화로 가치 증가가 전망된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다우기술은 코스닥 가치주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심영철 대표는 전자상거래 1위업체인 인터파크를 선정했다. G마켓을 보유하고 있고 기업 분할로 자체 변신 중인 점을 들었다.

김동일 컨설턴트는 신규사업 안전판을 확보한 웅진씽크빅과 하반기 휴대폰 경기회복의 수혜주인 성일텔레콤, 브랜드 멀티숍증가로 매출증가가 기대되는 코스맥스, 현대차그룹 바디부품을 주도적으로 공급하는 성우하이텍, 콘텐츠 유통창구 역할이 더 강력해진 SBSi를 꼽았다.

중국 주식에 비중을 두고 있는 강창균 대표는 간접투자를 권했다. 그는 "거래를 중개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최소 단위가 100만원을 넘기 때문에 100만원이라면 우량 펀드를 골라 간접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의 추천 펀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봉쥬르차이나펀드. 중국내 본토기업이면서 홍콩에 상장돼 있는 H주 및 레드칩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며 원화로 운용돼 환위험을 줄인 것이 강점이다.

◇ 1000만원으로는 어디 투자할까?
투자금 1000만원은 어느 정도 분산 투자의 여력이 생기는 자금이다.

박경철 원장은 사업내용을 블루오션화 하는 등 기업체질이 변하고 있는 제일모직, 웰빙시대의 대안으로 글로벌 기업화 가능성이 있는 대한항공을 꼽았다. 또 SK케미칼은 바이오 시대의 흐름에 맞는 기업으로 대주주 지분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으며, 기아차, LG투자증권 등도 추천했다.

심영철 대표는 100만원 투자종목보다 변동성이 적으면서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으로 삼성전기를 꼽았다.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주로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혜주라는 것이다.

김동일 컨설턴트는 제네릭시장의 고성장 전망에 따라 한미약품, 수율개선과 미세공정 전환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티엘아이, 자사주매입 호재가 있는 농심, 광산부족으로 고수익이 기대되는 고려아연, 셋톱박스 업체 중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휴맥스를 거론했다.

강창균 대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 베이징 소재 부동산회사인 베이징캐피탈랜드를 주목하라고 밝혔다. 북경의 대형 부동산 개발 및 건물 임대를 주사업으로 하는 이 기업은 주로 중고급형 아파트 및 오피스 건물, 상업용 건축물 개발 및 시설 임대를 하고 있다. 현 주가는 홍콩달러로 3$ 내외.

◇ 1억원을 모았다. 이제는?
주식에만 1억원을 운용한다면 이제 분산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 종목도 굵직한 우량주로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박경철 원장은 SK텔레콤, 포스코, 현대차, KT, 삼성증권등 이른바 대표 블루칩에만 집중했다. SK텔레콤, KT는 배당성향이 높고,포스코는 높은 시장지배력과 철강산업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며, 현대차 역시 글로벌기업으로의 가능성과 향후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

심영철 대표는 1억원으로 매입하기 좋은 종목으로 SK를 들었다. 지주회사로 실적 호조에도 주가수익배율이 낮고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투자금이 많을수록 보수적으로 굴리는 것은 인지상정. 목표수익률은 15%로 예상했다.

김동일 컨설턴트는 지주회사 전환 후 경영 투명성이 개선된 CJ, 자산증가로 순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전북은행, 가입자수 증가와 제품가 인상이 예상되는 웅진코웨이, SK텔레콤과의 교류가 본격화될 IHQ,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뛰어든 덕산하이메탈을 추천했다.

강창균 대표는 1억원 포트폴리오에 넣을 종목으로 베이징캐피탈과 함께 '중국의 SK텔레콤'으로 불리는 차이나모바일을 꼽았다.

강우석 밸류스타 대표는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의 종목이 동일했다. 금액의 적고 많음에 관계없이 저평가된 우량주를 고른다는 원칙으로 강 대표가 선별한 종목은 신한지주, 태평양제약, 참이앤티.

그는 신한지주가 조직경쟁력이 우수하고 은행권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을 탐색해 볼 수 있는 최적의 회사라고 밝혔다. 태평양제약은 대표상품인 케토톱이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고 피부사업 영역에서 태평양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소 공격적인 종목으로 꼽은 참이앤티는 LCD 패널 리페어 반도체 장비회사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 모멘텀이 확보돼 있어 관심권에 둘 만하다고 전했다.

◇ 대안 투자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주식 고수들은 여간해서는 간접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을 가정하고 질문을 던진 결과, 고수들이 꼽은 투자유망 펀드는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컨슈머'와 'e1등기업주식.'

'아시아퍼시픽 컨슈머'는 자산의 해외분산 차원에서 구매력이 증가하는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이며 e일등기업주식은 업계 1등 기업에 집중하는 주식형 펀드로 0.544%의 저렴한 수수료가 장점이다.

김동일 대표 컨설턴트와 강창균 대표는 보다 안정적인 원금 보장형 ELS를 권했다. 이 밖에 심영철 대표는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환사채를, 강우석 대표는 비상장 벤처회사에 장기 투자할 것을 권했다.

채권 투자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박경철 원장은 "우량주를 매입했다면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며 "다만 향후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가 계속된다는 전제 하에 채권투자를 고려하기에도 적합한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 자산가들이 주식시장으로의 신규 자금 유입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채권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거래가 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채권투자에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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