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ㆍ공연으로 밤새운 연대캠퍼스/남측 범민족대회 행사장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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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래마당ㆍ걸개 그림전등 다채/대회 T셔츠 불티 개막날 2천8백벌 팔려
연세대 캠퍼스가 통일에의 열망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 이한열군의 학교」로 88년 이후 각종 재야운동권집회의 메카로 떠오르며 이번 범민족대회 남측행사장으로 선정된 연대에는 14일 새벽까지 3천여명의 학생ㆍ전민련 관계자ㆍ노동자들이 모여 철야집회를 가진 것은 물론 각종 공연ㆍ전시ㆍ비디오 상영ㆍ토론회 등의 문화행사가 진행중이다.
○…13일 오전 10시30분 민예청소속 문화패 13명의 길놀이에 이어 임수경양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범민족대회 깃발을 높이 치켜든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는 도서관앞에서 시작된 개막식에 이어 대강당에서 개최된 학술제 「평화통일 대토론회」에는 ▲전면개방ㆍ자유왕래 ▲남북군축과 평화협정 체결 ▲통일방안 ▲범민족대회 의의와 방향 등 4개 주제별로 이삼열ㆍ최장집 교수와 조순승 의원(평민) 등 13명이 참가,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범민족대회 일본지역 추진본부 위원인 강종헌씨가 비자가 늦어져 오지 못하게 되자 「범민족대회의 의의와 방향」이라는 논문을 우송해와 윤진호 서총련의장이 대신 발표.
○…오후 1시쯤 입경,연대에 모여든 전대협소속 통일선봉대원(국토순례단) 7백여명은 이날 오후 10시에 개최된 「환영대회」에서 지난 7일부터 계속된 국토종단의 체험과 뒷이야기를 공개.
『한라산 등정때는 돌ㆍ흙 등의 채취가 금지돼 있어 관리인 몰래 새벽에 올라가 한라산의 흙을 훔쳐왔다』
『지리산 세석고원에서 5m 높이의 통일장승을 세우려 했으나 장승나무에 불이나고 비가 많이 와 실패』『수많은 집회나 가두시위 등으로 조석재군(경상대 법학 2)등 50여명의 학우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는 체험기가 나올때마다 참석자들의 박수호응을 받았다.
○…연대구내에는 통일장터놀이마당이 서 범민족대회 티셔츠와 음료수 등을 판매,행사비용을 충당하고 있는데 개막 하루만에 2천8백여벌의 티셔츠가 팔리는 등 7백만원의 매상을 올려 대회추진본부사업국(국장 오경렬ㆍ37)은 물건을 제때 공급할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
특히 추진본부에서는 「술은 못판다」는 조건으로 노점상연합회측에 참여를 허용하면서도 때맞춰 연대에서 개막된 아시아­태평양 물리학 학술대회 참석자들에게 상당한 신경을 쓰는 눈치였으나 외국인 교수 참석자들마저 장터에 나와 티셔츠를 구입하는 등 많은 관심을 표명하자 희색이 만면.
○…연대에서는 이밖에도 13∼19일 남북대학생 예술교류전 성사를 위한 「서울예술제」(중앙대 예술대 주최)가 학생회관등에서 열려 4백여점의 각종 판화ㆍ회화ㆍ걸개그림 전시가 이뤄지며 백양로 주변에는 민족미술협의회가 「민족통일과 민중해방을 위한 다섯번째 통일전」을 열어 각종 걸개그림을 전시.
○…또 이날 연대에서는 한국출판문화운동협의회 주관으로 「통일도서 전시회」가 열려 『닻은 올랐다』『혁명의 여명』『은하수』 등의 보기드문 책이 전시되고 있고 14일 오후부터는 노천극장에서 예선을 거친 10여개팀들이 참여,「통일노래 한마당」을 펼쳐 통일열망을 한층 고조시켰다.<최훈ㆍ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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