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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부진아 공부재미 일 깨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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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여름방학을 이용, 학습부진아들을 지도해주는 매미학교가 성산지역 사회학교에서 열리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서울성산국교 2∼6학년 어린이 24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18일부터 한달간 성산국교에서 열리고 있는 이 매미학교는 성산지역 사회학교 회원인 주부 1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2명이 지도를 맡고 있어 더욱 이채롭다.
성산지역 사회학교가 매미학교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나선 것은 7월 초.
지난 6월 성산국교 임경희 교장의 주도로 발대식을 가졌던 성산지역 사회학교는 송덕순 어머니회장을 중심으로 앞으로의 사업을 논의하다 여름방학동안 매미학교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
『우리 지역 내에서 소외된 어린이, 지식이 부족한 어린이를 우리 힘으로 돌보아주자』는 이들의 뜻에 감동한 임 교장은 학습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2학년 이상 어린이 가운데 가정환경이 불우하거나 맞벌이 가정 자녀로 가정에서의 학습지도가 어려운 학생들을 선정, 부모에게 매미학교 개설을 알렸었다.
매미학교 교사는 핸디캡을 지닌 자녀를 조기 발견, 지도함으로써 정상아로 키워낸 경험을 갖고있는 회원 강인화씨(36·주부)가 자청하고 나섰고 강씨로부터 이 같은 계획을 전해들은 이화여대 교육학과 4년 조영옥(22)·윤경미(23)양도 봉사의 뜻을 밝혀 교사에 합류했다.
현재 매미학교는 ▲2학년 ▲3학년 ▲4∼6학년 등 3개 반. 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운영하는데, 월∼금요일은 지난 학기에 배운 것 가운데서 모르는 것을 지도해 주고 토요일은 비디오 시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강봉사 교사는 『첫 주는 개인적인 차를 살펴보고 2∼3주는 1학기 복습과 독후감, 선생님께 편지 보내기, 그림 그리기와 공작, 탐구생활 등 방학숙제를 돕고 4주에는 2학기 예습을 하도록 커리큘럼을 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개 반에 하루 평균 출석하는 어린이들은 7명 내외. 따라서 평소 학교수업과는 달리 개별지도가 가능해 어린이들의 반응이 좋을 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높다는 게 이 학교 임군지 교사의 의견이다.
실제로 매미학교에 오는 어린이들 가운데는 한글을 잘 모르거나, 쓰기는 잘해도 읽기가 서투르다든지, 국어는 잘 하는데 구구단을 외지 못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개인차가 심하다고 윤 봉사 교사는 말했다.
그는 『3주 동안 특강을 거치면서 어린이들의 발표력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전하고 『평소 학교생활에서는 학습부진아들이기 때문에 손들고 정답을 발표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했으나 특강에서는 이 같은 기회가 많이 주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봉사교사들이 자신들에게 쏟아주는 「지극한 관심」으로 오전 8시30분부터 등교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임 교장은 『처음에 보충수업을 한다는데 대해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표시하는 학부모들이 많았으나 이젠 대상이 아닌 학생까지도 보낼 정도로 호응이 높다』면서 겨울방학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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