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몰카 보도 언론사 취재경위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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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가 받은 스샷(스크린샷) 5장만 보면 확실히 K군이라 짐작을 할 수는 있습니다. (중략) K군이 일본쪽에서도 인기가 있는 연예인이라 이사람들 현재 일본쪽 잡지사에 의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을 판다면 독자적으로 사이트 오픈해서 터뜨릴 수준은 안되는것 같고 저희는 거절한 상태라 아마도 일본쪽일겁니다."

스포츠서울닷컴은 '톱스타 권상우씨 몰카'의 존재를 제보한 해외 성인사이트 운영자 A씨와 주고 받은 메일의 일부분을 25일 공개하며 취재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스포츠서울닷컴은 권씨 몰카 관련 기사를 최초 보도한 신문으로 연예계와 언론 일각에서 몰카의 존재를 부인하며 허위보도를 문제삼자 해명을 위해 취재과정을 밝힌 것.

권상우씨측은 스포츠서울닷컴이 몰카 촬영의 증빙으로 제시한 사진들을 합성사진이라며 보도내용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다음은 스포츠서울닷컴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취재경위 및 과정 전문이다.

<전문>

당시 취재팀은 경악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한류스타 K의 몰카가 존재하고, 또 그것이 일본에 뿌려진다면 이는 불붙은 한류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취재팀은 사실 확인에 나섰다. 제보자 A씨와 긴밀한 접촉을 시도하며 스샷 5장을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취재팀 역시 A씨의 제보가 거짓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여는 순간 기대는 실망감으로 이어졌다. 스샷 5장 중 K군의 얼굴이 어렴풋이나마 보이는 사진은 4장. 게다가 K임을 유추할 수 있는 정황도 몇 군데서 발견됐다.

사실 취재팀 역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덮어두자고 의견을 모은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 23일 보도를 단행한 건 연예계에서 들리는 이야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문에 따르면 'K군 몰카'가 곧 일본쪽에 팔릴 수도 있다는 것. 몰카를 제작한 누군가가 일본측과 협상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2일 일요일 저녁. 취재팀은 다시 긴급 회의를 가졌다. 회의 결과는 다음으로 집중됐다.

권상우 몰카가 일본에 유포되서는 안된다는 것. 혹시나 모를 미연의 사태에 대비, 기사를 통해 몰카유포의 위험성을 경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23일 오후 1시 취재팀은 ▲ 톱스타 K군, 몰카피해 '사생활 침해 논란', ▲ '연예인 몰카, 어떤 목적으로 제작.유포되나?', ▲ 연예인 사생활침해 심각 '대책 필요', ▲ 섹스비디오, 국내외 피해 사례는? 이라는 총 4개의 기사를 송고했다.

물론 기사는 이니셜로 작성됐다. 만의 하나 K군이 권상우로 드러났을 때 일어날 파장을 고려, '한류스타'라는 단어를 일체 생략한 뒤 '톱스타 K'로 내보냈다. 하지만 상황을 하루만에 뒤집혔다. 권상우측 소속사에서 "한 사진작가가 권상우측에 사죄의 뜻을 밝히고 경찰에 자수할 의사를 밝혔다"는 반박보도를 낸 것. 소속사측은 이어 "몰카사진은 합성이며 한 매체에서 사진이 5장 있다고 보도했는데 합성 사진조차 2개 밖에 없다. 철저한 오보다"고 주장했다.

취재팀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소속사측의 주장과 취재팀의 보도가 상반됐기 때문. 소속사의 주장대로라면 본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취재팀의 보도대로라면 소속사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취재팀은 소속사의 주장, 즉 ▲ 사진이 합성됐다, ▲ 사진은 2장 밖에 없다는 내용에 대해 그간 취재과정을 다시한번 공개, 보도의 진실성을 증명하려고 한다. 또한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대안도 제시하려 한다.

우선 ▲ 사진이 합성됐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이다. 사실 취재팀은 기사를 쓰기전 서울시경 사이버 수사대, 과학수사계 등에 사진 합성유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진의뢰는 정식으로 사건이 접수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다수의 사진작가와 촬영감독 등에 자문의 구해 사진의 합성유무 판단을 부탁했다.

취재팀이 의뢰한 작가와 감독 등의 말은 대부분 일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합성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 한마디로 합성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합성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3가지. 빛이 들어오는 각도, 거칠기 정도, 입자의 크기 등이다.

영상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는 한 그래픽 전문가는 "합성은 사진이 거칠수록 힘들다. 문제의 사진은 동영상 캡쳐본이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 다리와 얼굴, 테이블과 탁자 등에 나타난 개로가 일정하다. 합성으로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특히 얼굴부분을 합성하려면 다른 사람얼굴을 지운 뒤 합성하려는 사람의 얼굴을 붙여야 하는데, 그 경우 거칠기를 맞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진을 최대한 확대해보면 부분 부분 세로줄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합성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스트리밍 방식을 미디어 플레이어가 압축한 걸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고 부연설명한 뒤 " 다른 부분을 확대해서 봐도 세로줄이 생기는 등 갈라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동영상을 캡쳐하고 그 사진을 확대해도 비슷한 부분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 사진은 2장 밖에 없다는 주장에 대한 취재팀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우선 취재팀이 제보자 A씨로 부터 제보받아 확보한 사진은 총 5장이다. 지난 8월 15일 우선 1장의 사진을 먼저 받았고, 2개월 뒤인 10월 12일 설득 끝에 나머지 사진 4장을 더 받았다. 8월 15일 받은 사진은 지난 23일 기사(톱스타 K군, 몰카피해 '사생활 침해 논란')에 실렸던 일명 '리모콘' 사진. 리모콘을 든 권상우가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사진이다.

이후 취재팀이 다시 확보한 사진은 4장. 그 중 한장은 옷을 입은 채로 침대에 누워있다. 나머지 3장은 한 여성과 관계를 나누고 있다. 사진의 등록정보를 열어 속성을 확인하면 사진 5장 모두 BMP 파일. 저장시간을 살펴보면 몇십초 간격으로 연속 저장됐다.

분명 권상우측이 타 언론사를 통해 "(몰카 사진을 유포한) 이 남자는 권상우와 면식이 있는 사진작가로 돈이 필요해 권상우의 사진과 음란 사진을 2장 합성해 성인 사이트 2곳에 팔아 넘기려 했다. 합성 사진은 2개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취재팀이 확보하고 있는 5장의 사진은 무엇인가. 범인이 밝힌 2장의 사진과 취재팀이 갖고 있는 5장의 사진을 비교해 진위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흔히 '본말'(本末)이 '전도'(轉倒)됐다는 말을 자주 쓴다. 본지가 보도한 '톱스타 K군 몰카'기사의 취지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몰카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나아가 더이상 사생활을 침해 당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즉 본말을 따진다면 근본이 '사생활 침해'였고, 부분이 '몰카'였다.

소속사 측의 주장 이후 관심의 초점이 '몰카의 합성여부'에 쏠리고 있다. 사생활 침해의 폐단이라는 큰 줄기와 상관없이 몰카 존재에 대한 지엽적 이슈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소속사측이 하루빨리 이번 사건을 빨리 마무리짓고 싶다면 수사기관에 의뢰를 하면 된다. 물론 본지 역시 그간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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