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직접대화 1994년에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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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 북.미 간 양자 협상을 촉구하는 각계의 요구를 다시 한번 일축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CNN 등 미 언론과의 회견에서 "문제는 실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것이며, 북한은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매우 명확히 알고 있다"며 "양자 대화는 1994년에 해봤지만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의 위협 중 어느 것이 더 우려되느냐'는 질문에 "두 나라는 다른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지만 북한이나 이란 같은 나라가 핵무기를 보유.사용.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은 똑같이 심각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앞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3일 "안보리의 대북 수출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막을 수 없다"며 "유일한 해결책은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1차 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일성 북한 주석 간의 담판 내용을 책으로 펴낸 매리언 크리크모어 에머리대 교수도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며 "과거의 경험을 살려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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