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장애 한방치료 초등생때 효과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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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박모(41·여)씨는 자녀 키 문제로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딸 아이가 또래보다 10㎝ 이상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들른 병원에서 조숙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뼈의 성장이 단기간에 이루어져 어른이 됐을 때 키는 작게 된다는 말이었다. 불현듯 걱정이 몰려왔다. 게다가 딸아이가 얼마 전 초경을 시작한지라 부랴부랴 전문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아직은 성장판이 열려 있어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박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요즘 아이들은 무섭게 빨리 자란다. 초등학생 때 이미 부모 키만한 아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또래보다 키가 크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훌쩍 자라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장이 멈추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를 '조숙증'이라 한다. 영양이 부족해 성장장애가 발생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과해서 말썽이다. 말 그대로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거나 피자·햄버거 따위의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다면 눈여겨봐야 한다. 적절한 칼로리 이상의 섭취는 비만과 동시에 조숙증을 불러온다. 실제 나이보다 발육이 빨라 사춘기를 앞당긴다. 여아는 초경이, 남아는 변성기가 일찍 시작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전문가들은 "성장판은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부터 닫히기 시작해 2년 이내에 성장이 멈춘다"고 경고한다.

인체의 모든 뼈에는 성장판이 있다. 성장판은 쉽게 말해 '뼈가 자라는 장소'다. 관절 양끝에 연골로 돼있어 팔·다리와 같이 길쭉한 뼈의 끝 부분에서 성장을 일으킨다. 성장판은 문처럼 열려 있다가 닫히는 것이 아니다. 세포 분열이 약해져 성장판의 위아래가 점점 단단하게 변해 완전한 뼈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 단단해진 성장판은 다시 연골로 바뀌지 않는다. 닫힌 성장판을 다시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모든 성장판이 동시에 닫히는 것은 아니다. 부위별로 닫히는 정도와 순서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손가락과 발가락 부위, 키를 좌우하는 무릎, 손목과 척추 순서로 닫힌다. 따라서 훤칠한 키의 자녀로 키우고 싶다면, 성장판이 상태를 미리 살펴 얼마나 더 자랄지 계산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특히 조숙증 치료는 조기 발견이 관건이다. 남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 정도에 성장장애 검사를 받는 게 적절하다. 최근 조사 결과 여성초경이 지난 60년간 16.9세에서 12.4세로 4.5세나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시기 또한 단축됐다는 얘기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특수 처방으로 초경과 변성기를 늦춰 성장판 닫히는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에 성장 장애를 치료하면 키는 물론 뼈와 근육, 오장육부도 함께 자라도록 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02-515-8585

◇박기원 원장 약력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원광대학교 대학원 한의학과 한의학박사
-원광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의학박사
-호운장학회 설립
-한국의 명한의사 33인에 선정 (성장클리닉 분야)
-성장클리닉 전문한의사

# 우리 아이 키 크게 하는 7계명

1. 하루 세 끼는 규칙적으로!
끼니를 거르거나 폭식은 금물이다. 영양 불균형은 물론이고 위장이 상하면 성장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2.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은 자제하도록
인공 감미료나 포화 지방산, 과도한 염분 섭취는 소아 비만과 소아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3. 밥은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오래 씹을수록 침 속에 있는 소화 효소와 성장을 촉진하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

4. 탄산 음료 대신 물을 많이 마신다.
탄산 음료의 톡 쏘는 맛을 내주는 인산은 뼈를 만드는 칼슘을 녹여 소변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키 크는데 방해가 된다.

5. 편식은 No!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영양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6.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섭취할 것.
동물성 단백질에는 지방이 많다. 따라서 가능한 생선이나 콩, 두부를 먹도록 한다.

7. 우유는 많이 마실수록 좋다.
하루 2잔은 필수. 장이 약한 아이라면 미지근하게 데워서 장의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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