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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91개, 2005년 312개 학교, 의사 없이 예방접종

중앙일보

입력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학생예방접종이 의사의 관리 감독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어 부작용 등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이 전국 16개 시도의 보건소를 통해 학생예방접종 실태자료를 보고 받아,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생예방접종이 얼마나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한 결과에 나타났다.

장향숙 의원에 의하면 2004년에만 전국 391개 학교에서 9765명이 의사 없이 간호사만으로 예방접종을 했다.

장의원은 또한 2005년에도 의료법을 위반한 채 312개 학교에서 5927명이 의사 없이 예방접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바, 학생예방접종이 보건 당국의 관리소홀로 인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상남도의 경우 가장 심해 2004년에는 118개 학교에서 5911명이 의사없이 예방접종을 받았고, 2005년에는 121개 학교에서 4,071명이 예방접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경기도는 2004년 178개교 3,094명, 2005년 91개교 1,228명이 의사없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그 외에 광주, 대전, 강원도에서도 의사없이 간호사만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향숙 의원은 학교집단예방접종의 더 큰 문제로 접종 과정에서 부작용 유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의사의 사전 문진도 없이 졸속으로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표준예방지침 2005.5.17'에는 예방접종을 할 때에는 항상 보호자가 동반해야 함은 물론, 사전에 온도를 체크해야 하고, 예방접종을 마친 후에는 접종기관에서 20 ̄30분간 이상반응을 관찰하고 집에 돌아온 뒤에도 최소 3시간 이상 주의깊게 반응을 관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생예방접종의 경우 설사 의사가 동반해서 학교예방접종을 실시하더라도 과다한 접종인원로 인해 제대로 된 문진이나 사후 이상반응 점검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라고 장의원은 지적했다.

장의원에 따르면 2004년 11월 12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실시한 충남 계룡시의 엄사초등학교의 경우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이 1,83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했다.

같은 해 12월 20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실시한 경기 수원 팔달구의 매향정보고등학교도도 의사 1명이 613명의 학생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충북 옥천군의 삼양초등학교의 경우도 의사 한명이 588명의 학생의 예방접종을 하는 등 예방접종과정에서 학생들의 안전관리가 부실하다고 장의원은 주장했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경우,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접종대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학생'이나 건강한 성인은 예방접종대상으로 '추천'하지 않고 있고, 99년 제4차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도 단체예방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인플루엔자 단체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2004년의 경우 전국 180개 학교에서 5,515명이 인플루엔자 접종을 했고, 2005년에는 92개교에서 9,394명이 접종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의 경우 2005년 9개 학교에서 2,357명이 접종했고, 대구 역시 2005년 9개교 1,555명이 접종받는 등 상당수 학교에서 단체접종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티푸스도 보균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사람, 장티푸스 유행 지역에 여행하는 사람, 장티푸스균을 취급하는 실험요원이나, 집단급식소나 식품위생업소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접종하도록 되어 있지만, 2004년 102개 학교에서 6,845명, 2005년 108개교 9,911명이 단체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향숙의원은 학교에서 집단으로 학생예방접종을 실시할 경우 항상 의사가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예방접종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접종인원을 제한해야 한다고 장의원은 주장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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