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적 올리면 보너스 미국 교원 성과급제 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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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킨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 정부가 교원 차등성과급제를 23일 실시한다며, 이는 학생들의 성적을 기준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급의 지급액 규모는 학생들의 시험 점수와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반영해 결정할 예정이다.

마거릿 스펠링 교육부 장관은 교원 차등성과급제에 따라 오하이오주에 550만 달러를 지급하는 것을 비롯해 16개 주에 모두 42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 교육부는 이 예산을 신시내티와 클리블랜드, 콜럼버스, 톨레도 지역의 학교에 배분할 예정이다.

스펠링 장관은 실력 있는 교사들이 소수의 부유한 학교로만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교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성과급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원단체는 성과급 산정 기준이 교사의 자질을 공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며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미국교사연맹(AFT)의 롭 바일 교육문제 담당국장은 "이 방식이 별로 효과를 낼 것 같지 않다"며 "성과급보다는 교사들에게 재교육 또는 자기 능력계발 같은 적절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성과급제 도입이 다음달 7일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공화당이 낮은 지지율을 의식해 내놓은 결정이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는 이미 검토가 끝난 사안이며 5월에 예산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교원에 대한 성과급제 도입을 위해 5억 달러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이 중 9900만 달러만 의회의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마저도 지원 자격을 갖춘 신청자가 적어 예산 집행이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라는 게 AP의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교원 연봉은 평균 4만7800달러로, 지금까지 교원의 연봉은 교육 수준과 경력에 따라 결정돼 왔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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