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무반 「고급 여관」 수준 됐다|국방부 「둥지 틀기 작전」 46% 진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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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60만대군의 「새 둥지 틀기」 작업 속에 군 내무반에 혁신의 새바람이 조용히 번져가고 있다.
칙칙한 색깔의 퀀 시트나 블록벽 속의 짐통 더위를 연상시키는 내무반이 이젠 웬만한 고급 여관을 뺨칠 정도의 시설속에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있다.
양쪽 침상 사이 중앙 통로에는 수족관이 놓이고 20인치 컬러 TV에 천장에서는 한여름 폭염을 식혀주는 회전 선풍기가 쉼 없이 돈다.
훈련이나 근무가 없는 장병들은 바둑·장기판 앞에 이마를 맞대거나 화분·새장 돌보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중부 전선 전방 부대인 육군 제7338 부대도 그 중의 하나.
지난해 12월29일 지금의 현대화 막사에 입주하면서 장병들은 「고된 군대 생활」이 아닌 「살 맛」을 느낀다.
『퀀 시트 막사 시절에 비하면 특급 호텔이지요』 『시설 환경 때문인지 분위기도 옛날과 1백80도 달라졌어요』
부대원들이 한결같이 「호텔」이라고 부르는 내무반 막사에는 빼닫이형 책상이 달린 개인별 캐비닛이 설치돼 옷을 구기지 않고 걸어 두고 있고, 옛날처럼 침상에 엎드려 편지를 쓰거나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혹한 속의 겨울밤에도 기름통을 들고 다니거나 탄가루를 물에 이겨 난로에 쑤셔 넣지 않아도 된다.
중앙집중식 난방 시설이 돼 있어 연탄·기름 난로나 페치카가 더 이상 필요없게 됐다.
옛날 내무반에서는 볼 수 없던 개인용 슬리퍼나 운동화도 한켤레씩 지급되고 휴가나 외출·행사 때가 아니고는 감히 신어볼 수 없었던 전투화가 통일화 대신 두 켤레씩 지급돼 이 부대에는 무좀 환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
동시에 4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목욕탕에는 개인별 옷 보관장과 샤워 시설 (7개)까지 설치돼 사철 냉·온수욕을 할 수 있고 세면장엔 지하 80m에서 뽑아 올린 냉수와 온수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세면기 10개와 완전 수세식 화장실 (소변기 8개·대변기 9개) 외에 사범들의 옷 세탁을 위한 탈수기 2대도 항상 가동되고 있다.
때문에 측은한 마음으로 면회 갔다가 내무반을 구경한 사람들 입에서는 『군대 정말 좋아졌네』라는 감탄사가 어김없이 튀어나온다.
83년부터 시작된 이같은 군 내무반 허물벗기 작업은 현재 목표 달성률이 군 전체 내무반의 46%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0∼14년 계획으로 계속 추진될 예정.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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