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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성공 뒤로 한 '혼혈 심청' 새라 수 존스 '성공과 행복은 달라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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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병 간호를 위해 촉망받던 변호사길을 포기하고 가정교사 길을 택한 새라 수 존스씨가 유년시절 에스페란토 국제대회 대표로 한복을 입고 참가했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저의 성공입니다."

유명 변호사로 촉망받던 시카고 거주 혼혈 한인 여성이 모든것을 포기하고 홀어머니 병 간호에 나서고 있어 한인사회에 훈훈함을 던져주고 있다.

하버드 경제학과와 법대 졸업 쿰라우데상(하버드대 우등상)수상 롭스&그레이 LLP로펌 변호사 맥킨 보스톤지사 컨설턴트 근무 러시아와 워싱턴 외교부 인턴…

누구나 선망할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새라 수 존스씨. 이런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자신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SAT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돕고 있다.

그는 주변에서는 현대판 심청이로 알려져있다.

중증 관절염으로 걷지도 못하는 어머니의 병 수발을 돕기위해 촉망받던 변호사의 길을 포기하고 지금의 가정교사 일을 시작했다.

이제까지 공부한 것이 아깝고 인생을 원망할만한데 그런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저에게 성공의 여부는 행복의 여부와 다릅니다.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전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누구보다 행복하니 성공한거죠."

존스씨 앞에서는 흔히 말하는 사회에서의 성공의 의미가 오히려 이상해 보일 정도다.

현재 그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아파트 렌트비와 어머니의 간호비만 해결된다면 더 이상의 수입은 필요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것이 바로 컨설턴트 회사로는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맥킨지사의 러브콜을 아직까지도 거절하고 있는 이유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연봉과 명예가 보장되지만 그곳에서의 근무는 자신의 성공의 기준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며 "지금이 오히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말했다.

존스씨는 70년대에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백최선씨와 미국인 캔트 존스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백씨는 자신 때문에 여행 한번 못가는 딸에게 미안해하지만 딸은 앞으로 살 날이 많으니 지금은 별로 상관없다는 반응이다.

2년전 두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가정교사 일은 현재 20여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소속돼있는 시카고 변호사 오케스트라도 그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고 하버드대 오케스트라에서 퍼스트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할 정도로 수준급의 바이올린 실력을 자랑한다.

그는 "연습이라는 테두리에 막혀 다른 다양한 경험들을 할 기회를 잊는 것이 싫었다"며 "그리고 내가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사람이 어머니였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내가 어머니와 함께 할 때"라고 덧붙였다.

미주중앙 시카고지사=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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