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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총리회담 합의는 “청신호”/미 하원 북한청문회 주요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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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일성 사후엔 큰변화 올 듯/북한 핵개발 중 소 통해 포기 설득
미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 소위(위원장 스티븐 솔라즈)는 25일 「한국­남북관계 및 핵문제」란 주제로 청문회를 열고 최근의 남북한대화,미ㆍ북한관계전망,북한의 핵개발문제 등을 중점 토의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앤더슨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시거 전국무부 차관보 및 랠프 클러프교수(존스 홉킨스대교수ㆍ국제정치학)가 각각 증언했다. 다음은 청문회 요지.
▲ 솔라즈 의원=1990년은 이미 분단국의 통일을 위해 역사적인 해임이 증명되고 있다.
남북예멘은 공식적인 통합을 달성했고 동서독은 금년안의 통일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이런 사건들이 한반도에도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최근들어 상황은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6월 노태우­고르바초프회담 이래 남북한 대화에도 새로운 생명이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이 합의한 총리회담은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한 중대한 진전을 가져올 수 있으며 노태우­김일성간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킬지도 모른다.
또한 8월중에는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헤어졌던 가족들을 상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앤더슨 부차관보=북한이 여전히 미국의 가장 난감한 대상이긴 하지만 유럽에서의 긴장완화는 우리의 대북한관계 및 남북한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 일련의 사태발전은 낙관론에 어떤 근거를 제공했다.
북한이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도 더욱 진전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북경회담을 제외하면 미국과 북한정부 관리들간의 다른 접촉은 현재까지 추진되지 않고 있다.
89년 8백40만달러어치의 대북한 수출이 허가됐으나 실제 거래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등 북한의 어려운 외환사정 때문에 미­북한교역은 여전히 한정적이다.
최근 수개월동안 다소 적극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남북총리회담의 합의는 진정한 개선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남북한이 모두 수락할 수 있는 조건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그러나 한반도는 일부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남북이 상호문제를 오랫동안 다루어본 경험이 부족한만큼 한반도의 통일은 독일에서처럼 그렇게 신속하게 진행될 것 같지 않다.
미국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서명을 계속 촉구해오고 있으며 소련도 우리 입장을 지지하면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소련은 물론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관계국과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와 주변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지만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면 미국은 이를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미국과 북한과의 외교관계문제는 신중히 판단되어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해오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북한대표들은 워싱턴과 평양에 무역 또는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는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북한에 외교사절단을 설치하는 문제는 정부승인을 의미하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조치를 취할때까지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평양에 외교사절을 보내는 것은 관계개선을 위한 일련의 상호조치 가운데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며 우리는 지금 그런 과정의 출발선상에 서 있을 뿐이다.
한국은 우방이 북한과 비군사부문의 교역 또는 다른 접촉을 갖는데 반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도록 제의하지는 않고 있다.
한반도와 미­북한관계가 아직도 냉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북한이 이 시기를 평화적인 장래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거 전차관보=북한과의 외교사절단 교환같은 일은 그들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는등 우리의 요구를 충족시킬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어쨌든 미국은 지금 미­북한관계 개선을 위해 진전된 자세를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중에는 무역규제를 완화,전신전화망을 개설하고 허담같은 고위급 북한인사를 초청,행정부관리나 의회인사들과 비공식 대화를 갖도록 주선하는 것도 포함되며 과거 2년동안 테러행적이 없는 만큼 북한을 테러리스트의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외교관계 수립문제는 한국과 소련간의 관계개선문제를 연계시키지 말고 효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북한이 우리의 관심을 충족시킨후 평양에 외교사절을 보낸다면 유용할 것이다.
지금 외교사절을 보낼 필요는 물론 없지만 시기가 도래하면 초기단계에는 무엇보다 영사쪽이 합당할 것이며 연락사무소는 양쪽 일을 전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김일성이 고려연방제같은 비생산적 개념에 집착하는 한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랠프 클러프교수=미국과 북한간의 관계 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소련과 동구에서 일어난 획기적인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조짐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들 국가에 있던 유학생들이 이같은 변화를 북한에 퍼뜨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소환까지 했다.
그러나 소련이 급진적인 국내개혁을 수행하고 있고 북한의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남한과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외부의 영향을 차단할 수는 없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북한은 조만간 국내개혁과 외부개방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원칙적으로 어떤 형태의 외교적 대표든,아니면 다른 공식적인 대표든간에 소련이 서울에 유지하고 있는 것과 같은 대표들이 평양에 상주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본다. 이는 북한의 문을 열게할 것이다.
북한 관리들에게 접근하고 북한땅에 업저버를 두고 그렇게 해 증가하게 될 미국의 실업가ㆍ교수ㆍ여행자들에게 영사업무를 할 수 있다면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북한은 알바니아 보다 훨씬 더 미국에 중요한 나라이며 김일성의 사후에 있을 불확실한 시기에 현장에 미국 대표를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계속해 무역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익이 없다. 전략물자를 제외하고는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많은 양의 무역을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실업가ㆍ여행자ㆍ학자ㆍ언론인들의 방문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북한을 개방시키고 미국과 남한에도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북한의 김일성이 죽으면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김일성이 살아있는한 한반도 통일은 별 전망이 없다고 본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한다면 남한으로부터 예상되는 가장 있음직한 대응은 속성으로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남북한이 핵무기를 가진다면 불안정한 상태를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이 압력을 받아 핵개발에 나설 것이고 이는 중국ㆍ소련ㆍ미국에 경종을 울릴 것이다. 남북한이 동시에 핵무기를 가진다면 전 세계적으로 핵보유국가수의 감소 추세를 역전시킬지도 모른다.
미국과 남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대북한시찰 결과에 만족할 때까지는 미 핵무기의 한반도철수를 주장하고 싶지 않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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