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평균 12% "껑충" 상반기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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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다』는 게 요즘 주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가계부를 압박하고 있다.
『저녁 찬거리를 장만하러 시장에 갈 때 1만∼2만원이면 넉넉했던 것은 옛날얘기』라는 박은숙씨(39·서울 연남동)는『머리를 자르고 퍼머도 할 겸해서 두 달만에 미장원에 들렀더니 그새 또 값이 올라 2천5백윈 하던 커트비가 3천원이 됐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가 최근 발표한「90년도 상반기 전국의 15개 생필품 가격동향」에서도 금년1월에 비해 6월 생필품 구입 비는 평균 12%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국 23개 조사지역 가운데 지난 5월에 비해 생필품 구입비가 늘어난 곳만도 인천 등 12개 지역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순천의 경우 지난5월에는 이들 생필품을 구입할 때 13만1천95원이 들었으나 6월에는14만2천60원이 들어 한달 새 8.4%나 늘어났다.
또 전주지역은 지난 1월 11만3천5백2원이던 생필품 구입비가 6월에는 13만4천1백65원으로18.2%나 껑충 뛰어 올 들어 전국에서 가장 가격상승이 높은 지역이 됐다. 소보협 측은 이처럼 생필품 구입비가 늘어난 것은 채소와 쌀·쇠고기 값 등 이 크게 오른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 미 80kg을 기준으로 지난 1월 9만4백17∼10만3천2백50원하던 쌀값은 6월 들어 10만5천7백50∼11만7천7백50원으로 전국 평균 13·4%가 몰랐다. 쇠고기는 한우 5백g을 기준으로 지난1월 4천9백8∼5천9백25원하던 것이 6월에는 5천6백30∼6천7백30원으로 평균 13.7%가 올랐는데, 지난 5월에 비해서도 전국평균1.7%가 올라 계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소보협 측은 이같은 실질적인 가격상승 외에도 무·배추·양파 등 일정한 가격결정기준을 정하기 곤란한 곡물류·채소 류의 가격변동이 1백%가 넘을 정도로 들 쑥 날쑥 해 소비자들의 물가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부들은『생필품에 국한되지 않은 전반적인 물가상승이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의 경우 작년 7월 1천5백원 하던 돼지고기(5백g)가 금년 6월 2천5백원이었으며 최근에는 3천 원을 호가하고 있다. 일반 주택가 미용실의 경우 8천 원 하던 퍼머 값이 6월에 1만원으로 올랐으며, 커트도 2천5백원에서 3천 원으로 올랐다.
세탁 비도 올라 지난 겨울 1천 원하던 양복바지드라이 클리닝 값이 현재 2천 원이고, 양복 윗 저고리는 2천5백원하고 있으며 상·하 한 벌을 맡길 경우 4천 원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겨울 양복 한 벌 드라이 클리닝 값이2천5백원이었던데 비하면 무려 60%나 인상된 것이다.
지난해 여름 2백 원하던 제과점의 아이스케이크도 올 여름에는 3백원을 받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어린이들의 피아노·미술 등 특기학원의 월 수강료도 지난해 평균3만원에서 현재 4만원으로 인상된 실정.
국 교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형자씨(35·주부·서울 둔촌동)는『남들이 시킨다는 정식 과외는 못시켜도 방학기간동안이나마 아이를 속셈학원이나 서예학원에 보내 산수·한문을 배우게 하려 해도 모든 물가가 뛰어 그것마저 제대로 안 된다』고 한숨지었다.
한편 소보협은 생필품 물가인상의 주범인 쌀과 쇠고기의 경우 공급물량이 충분한데도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적기에 안정대책을 세우지 못한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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