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축을 향한 궁금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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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16강전 하이라이트>
○ . 왕야오 6단 ● . 이세돌 9단

왕야오(王堯) 6단은 중국랭킹 18위. 1983년생으로 94년 프로에 입문했다. 4연승으로 예선을 통과했고 32강전에서 거함 조훈현 9단을 격침시켰다. 그러나 16강전에서 이세돌 9단을 만나자 사람들은 곧 그에게 안됐다는 시선을 보냈다. 이세돌은 세계대회에 관한 한 '마왕'으로 통하는 사람이며 외국기사들에게서 기피 인물 1위 아니면 2위로 꼽힌다.

장면도(20~25)=왕야오가 20으로 빠지는 강수를 두자 구경꾼들이 일제히 놀란다. '참고도 1' 백 1로 두는 정석은 흑이 약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게 싫어 20으로 두면 21로 끊겨 전쟁이 발발한다. 한데 이 전쟁은 좌하귀 백△ 두 점의 형태 때문에 백이 나쁘다.

좀 더 설명하자면 이 정석은 25의 맥점을 거쳐 필연적으로 흑A로 절단되고 이후 B로 모는 축이 등장하는데 당장은 축이 안 되지만 C로 두는 축머리가 워낙 통렬해 백이 불리하다. 삼성화재배를 보러 유성까지 온 사람들은 이 정도는 다 안다. 그래서 이들은 왕야오의 속셈이 더욱 궁금하다. 모처럼 16강까지 올라왔고 이세돌이란 강적을 만나게 되었으면 극도로 조심해도 시원치 않은데 이 무슨 수작이란 말인가. 그 꿍꿍이 속이 궁금해 죽을 지경이다. 혹 중국에서 비밀 연구가 있었던 것일까.

'참고도 2'는 실전이다. 31로 끊을 때 백은 정석대로 32로 뛰었고 드디어 D의 축 문제가 현안으로 등장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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