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의 유혹 "예금보다 금리 높다" 급여통장 갈아타기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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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을지로 동양종금증권 본점 2층에 있는 영업부는 정오 무렵이 되면 갑자기 고객들로 붐빈다. 점심시간 짬을 내 종합자산관리(CMA)계좌를 만들려는 직장인들이다. 금리가 낮은 은행 예금 대신 높은 금리를 주는 증권사 CMA로 급여통장을 바꾸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연 4% 정도의 수익을 주는데다 수시입출금 기능에 각종 납부.이체 기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14개 증권사의 CMA 계좌 수 및 규모는 108만개, 5조5000억원으로 로 지난해 말(55만계좌, 1조4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빠르게 진화하는 CMA=이처럼 CMA가 인기를 끌자 각 증권사가 내놓는 CMA의 기능도 진화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도록 상품 구조 및 투자 대상을 바꾸거나 다른 금융회사와 제휴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체크가드 기능을 결합한 CMA 상품을 준비중이다. CMA 잔액 만큼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사용 실적에 따라 각종 마일리지도 적립받을 수 있다. 한화증권 등은 약정된 주식 등을 담보로 현금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 유치 경쟁이 불붙으면서 CMA 금리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한화증권은 최고 4.7%, 동양종금증권은 최고 4.5%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경쟁 과열에 금감원 실태 점검=그러나 CMA는 은행 통장과는 달리 마이너스 대출이 불가능하고 일부 카드사.보험사에 대해서는 자동 납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또 종금업무를 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의 CMA는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CMA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전홍렬 부원장은 "일부 증권사들이 수익률을 과다하게 제시하는 과장광고를 하거나 고객의 오해를 살만한 광고를 하고 있다"며 "특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부실한 기초자산으로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할 수 있어 실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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